서울사람 분당일기 (3) 그냥 소회
2020.09.21
재택근무를 오랜기간 해서 그런지, 이제 집이라는 공간에서조차 '퇴근했다!'는 느낌을 느끼기가 어려워졌다. 내가 아주 많이 좋아하는 친구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그러면 퇴근 후에 탄천까지 갔다와보는 건 어떻겠느냐고, 멀리 갈 것도 없이 퇴근할 때 집까지 걸어오는 거리 만큼, 그런 조언을 해주었다. 일이 많이 힘들어서 그런지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은 날들이 많이 있었는데, 배포 때 까지는 어떻게든 잘 해내보자 하다가 오늘 문득 회사 컴퓨터 앞에서 눈물이 주륵 나서, 오늘은 진짜 나갔다 와야겠다 싶었다. 관리가 된건지 만건지 헷갈리는 풀밭 사이에 다소 난데없는 느낌으로 박혀있는 윗몸일으키기 기구 위에, 경기도의 관점에서 볼 때 꽤 긴 시간을 가만히 누워있었다. 북동쪽 쯤에서 불어오는 찬바람 덕분인지, 대기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