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인 소프넛 사용 후기
현실적인 소프넛 사용 후기
자취 중인 일인 가구 직장인의 소프넛 사용기입니다. 뭘 엄청 제대로 알고 알뜰살뜰 잘 쓰고있지는 못한 거 같고, 얼기설기 싱겁게 쓰고있습니다. 현실적인 후기라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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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소프넛이 무엇인가
무환자나무의 열매이다. 솝베리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껍질에 거품을 나게하는 사포닌 성분이 있단다. 뭔가를 깨끗이 하는데 쓸 수 있는 천연 세제다.
(1) 어떻게 알고 샀는가
네이버 카페에 에디터스픽이라는 게 있는데, 카페에 업로드 된 게시글 중 양질의 게시글을 큐레이션 하는 코너이다. 에디터스픽 게시글을 훑어보던 도중 이 소프넛이라는 녀석의 존재를 알게되었다.
(2) 왜 샀는가
딱히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지는 않지만 (할 자신이 없어서) 항상 환경에 대한 부채감을 가지고 살고 있다. 배달음식 안시킬 수 있으면 안시키기, 일회용 수저 적게쓰기, 장바구니 들고다니기 정도의 수준의 죄책감이랄까. (고딩 때 잠시 앨 고어 책에 일주일 정도 심취했던 이력이 있긴 함)
한편으로는, 일회용품을 적게 쓴다고는 해도, 이미 생산되어버린 녀석들이고 언젠가는 버려질텐데, (편의점에 꽂혀있는 나무젓가락을 내가 안 가져가고 안 쓴다고 해도 언젠가는 버려질텐데) 이런 활동들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나? 하는 회의감이 있다. 아무 것도 안하는 것 보다야 물론 낫겠지만.
이와 같은 맥락에서.. 소프넛 게시글을 처음 봤을 때 다소 충격을 받았다. 백퍼센트 천연 열매이고, 거품이 나고, 계면활성 성분이 들어있어 설거지와 빨래를 할 수 있는데, 물을 오염시키지 않는단다. 내가 무언가를 사용하는데 그것이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다- 는 것은 현대인으로서 하기 힘든 경험이 아닌가. 그 힘든 경험을 해보고자 샀다.
(3)어디에 어떻게 쓰는가
설거지할때, 빨래할 때, 청소할때 등등 무언가를 깨끗이 할 때 사용할 수 있다. 나는 설거지와 빨래에 사용하고 있다. 어떻게 쓰는지는 여러 블로그 및 카페에서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으니 검색해보자. 나도 제대로 알고 쓰고있지는 못해서 뭐라 설명드리기가 어렵다.
- 설거지할 때는, 솝베리 끓인 물을 사용한다.
- 빨래할 때는, 솝베리를 빨래망 안에 넣어서 세탁물과 함께 세탁기에 넣고 돌린다. 솝베리가 들어있는 빨래망을 잘 여며주는 것을 잊지 말자.
4) 어디서 샀는가
네이버에 쳐서 저렴한 곳에서 샀다. 어차피 열매 100퍼센트일텐데, 가격 외에 고려할 사항은 없다고 느껴졌다. 한 스토어에서 시켜보고, 또 다른 스토어에서 추가로 시켰다. 두 스토어 모두 최소한의 포장으로 보내준다. 아무래도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찾는 제품이니 만큼...
(5) 간략한 사용 후기
- 설거지 : 소프넛을 끓여서 우려낸 물을 설거지에 사용한다. 이게 닦이고 있는게 맞나 싶긴 한데, 기름때도 잘 빠진다. 깨끗하게 닦인다. 거품이 많이 나지는 않는다. 보리차 컬러의 물에 접시를 넣고, 수세미로 닦는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솝베리에서 기본적으로 시큼한 냄새가 나지만, 그릇에 냄새가 배어나지는 않는다.
일반 세제를 사용하면 항상 잔류 세제가 신경쓰였는데, (과일 먹을 때 농약을 먹고있다는 사실을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긴 하지만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그런 걱정 할 필요 없어서 좋다.
- 빨래 : 소프넛 열매를 망에 담아서 세탁물과 함께 넣고 돌린다. 소프넛 냄새가 빨래에 배어나오진 않는다. 빨래 끝나자마자 냄새를 맡으면 시큼한 냄새가 남아있는데, 빨래가 다 마르면 무향이 됨. 빨래에서 좋은 냄새가 나길 원하기 때문에, 아주 적은 양의 섬유유연제와 함께 사용하고 있다. 세척력은, 세탁세제와 동일하다는 느낌. (빨래망을 잘 여며주고 사용하는 걸 잊지 말자)
(6) 전반적인 사용경험
- 세제를 사서 쓰는 것 만큼 편할리는 없다. 손이 많이 간다. 그래도 안 만들어도 될 오염물질을 안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 환경을 생각하는 나 자신에 대한 자기만족에 가까운 것 같긴 하다.
- 냄새가 그리 좋지는 않다. 시큼한 냄새가 난다. 그렇다고 이 냄새가 그릇이나 빨래에 배어나진 않는다.
- 앞서 언급했듯, 내가 무언가를 사용하는데 환경은 오염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쓸 때마다 신기하다.
에필로그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고있는 친구 P에게 소프넛 이야기를 하며, 제로웨이스트는 아니지만...으로 시작하는 사용기를 따로 보내줬었는데. 원래 세상은 온전한 한명이 아니라 지향형 인간 여러명이 바꾸는 거라는 멋진 말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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