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의 요일 14] 부라노 동네 산책
베니스의 요일 14
부라노 동네 산책
2018/10/11
오늘도 저 멀리 산마르코 광장이 보입니다. 산마르코 광장은 베네치아에서 제일 유명한 관광지다보니, 교환학생인 저는 로컬 감성에 흠뻑 빠져 잘 안가는 곳입니다. 모쪼록 저 종탑에는 꼭 올라가봐야 하는데요. 어쩐지 자꾸 미루고 있습니다.
부라노에 가기 위해 리도로 향하는 중 입니다. 피아짤레 로마에서 가는 것이 훨씬 빠릅니다만, 저는 자떼레 도서관에 책 반납을 해야하기에 자떼레-리도-부라노 루트로 떠납니다.
구글 지도가 시키는 대로 했더니 정체 불명의 섬에서 내리게 되었습니다. 구글에 쳐보니 캠핑으로 유명한 섬인 듯 했습니다. 여기는 관광객도 완전 없고 한가한 시골동네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물도 엄청 맑아서, 바다 바닥이랑 물고기도 많이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한가한 시골동네가 그렇듯 딱히 할 일이 없었기에, 부라노로 가는 버스를 얌전히 기다렸습니다. 얌전한 승객이 바포레토에 가장 먼저 올라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라노에 내렸습니다. 동네가 되게 작아서, 슬슬 한바퀴 빙 돌면 금방 다 둘러볼 수 있습니다. 부라노에 오실 거라면, 무라노에 들려서 무라노 구경하고 부라노로 오는 루트를 짜시면 좋겠습니다. 베네치아 본섬에서 부라노까지 1시간이 걸리는데, 왕복 2시간을 쏟아가며 와도 할 게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그치만 저에게는 오일파스텔이 있기 때문에 벤치에 앉아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나무를 더 많이 그렸어야 했는데 그러면 건물을 그릴 수가 없어서 가상 벌목했습니다.
어딜가나 이런 풍경이 펼쳐지는 아기자기 깜찍한 동네입니다. 그나저나 이곳은 정말로 투어리스틱 하더라구요. 사람들이 그냥 건물 구경 하고 사진만 찍고 돈은 안 쓰고 가니까요. 부라노는 사람들이 돈을 쓰게 만들만한 아이템을 개발하셔야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이 부라노에 오시면 꼭 돈을 쓰셔야할 일이 있습니다. 바로 벨리니 젤라또를 드셔야 합니다. 이 친구 베네치아 본섬에는 파는 곳이 한 군데도 없으니, 부라노에 오셨으면 꼭 드세요. 알콜이 들어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새콤한 복숭아 맛이 일품입니다. 솔직히 부라노에서 사진 찍는 거 말고는 할 게 없는데, 오직 이 친구를 먹으러 다시 오고 싶군요.
젤라떼리아 이름은 Gelati Prodotti Tipici 였습니다. 이곳 젤라또 가격은 평균정도인데, 여기서 파는 초콜렛이랑 사탕은 엄청 비싼 가격이니까 다른 곳에서 사십시오.
사진이 쪼끄맣게 나왔는데 그냥 평범한 젤라또 크기입니다. 이미 많이 먹은 뒤에 찍은 것이기도 합니다.
동네를 금방 다 둘러보니 딱히 할 일이 없던 찰나에 고양이를 만났습니다. 남의 집 고양이인 것 같은데 제가 결례를 범했습니다만, 그렇게 귀여우신 고양이씨 잘못도 있는 거 아닙니까? 무튼 잘못 건들였다가 발톱방망이로 쳐맞았습니다. 한대 쳐맞은 거 뺴고는 우리 진짜 금방 친해졌는데 야옹씨 저랑 같이 사실래요?
사진만 찍고 아무것도 안 사고 나온 궁극의 관광객 박요일씨의 작품입니다. 고양이 작품을 만드시는 건 어떨지요.
부라노 구경을 한 2시간정도 한 뒤에 (30분은 고양이 구경) 무라노에서 바포레토를 갈아탔습니다. <여기.... 진짜 온리 무라노 가짜 아님!> 앞에서 사진도 찍어보았습니다. 부라노는 혼자 간거라 사진찍어줄 친구가 아무도 없었는데, 다음에는 벨리니 젤라또 먹으러가자고 꼬신 다음에 제 사진을 찍으라고 해야겠습니다. 그나저나 부라노에 한국인 되게 많아서 재미교포인 척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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