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의 요일 D+3] 카포스카리 대학교 웰컴데이
[베니스의 요일 D+3] 카포스카리 대학교 웰컴데이
2018/09/07
카포스카리 대학교 웰컴데이가 있었던 9월 7일은 시원한 가랑비가 내렸습니다. 어제는 해가 쨍쨍에서 반팔에 반바리를 입어야만 하는 날씨였는데, 비가 오니까 갑자기 쌀쌀해져서 긴바지에 나시티를 입고 기모 후리스를 걸치고 나가니 딱 좋았습니다.
메스트레에서 84번 버스를 타면 베네치아 본섬에 20분이면 옵니다. 다음번에 SIM카드를 구매하고 나면 메스트레에서 베네치아 본섬에 가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포스팅하겠습니다.
그나저나 베니스는 이렇게봐도 저렇게봐도 아름답습니다. 해가 쨍쨍할때는 운하가 눈부시게 반짝거려서 아름다웠는데, 비 오는 날에는 운하가 파도치듯 넘실거리는 모습이 Breathtaking합니다. 여러분 저는 돌아가지 않으렵니다.
Auratorium Santa Margherita라는 곳에서 웰컴데이가 진행됩니다. 저도 자세하게 설명드리고 싶은데 베네치아 골목의 특성상 지도한번 보고 길 한번 보고를 무한반복해서 돌아다니다보니 길 설명은 드릴수가 없네요.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가는 모든 골목이 다 아름답다는 겁니다.
웰컴데이 시작이 10시였는데, 저와 룸메는 약 30분가량을 일찍 왔기 때문에 근처 카페로 가봤습니다. 10시가 되어야 문을 열어주더라구요!
Audirorium Santa Margherita 근처에 Caffe로 들어왔습니다. 가게 이름이 Caffe인 것입니다. 참으로 성의없고 직관적인 이름이지요. 저의 룸메 E양은 에스프레소를 한 잔 시켰고 저는 이탈리아어 교재에서 필자가 추천한 바 있는 스뿌레무따 라란치아를 시켰습니다. 에스프레소는 1유로, 스뿌레무따 라란치아(오렌지주스)는 3유로였습니다. 카페 물가는 전체적으로 한국보다 1000~1500원 정도 저렴한 느낌입니다.
직원이 스쁘레무따 라란치아를 열심히 조제하고있는 모습입니다. 사실 Spremuta la'anchia 라고 말할 자신이 없어서 (non parlo italiano) 카페 한켠에 있는 오렌지 무더기를 가르키면서 'Orange Juice'라고 주문했는데요, 다음 번에는 꼭 이오 오르디네 스뿌레무따 라란치아라고 꼭 말해보겠습니다.
마게리타 강당에서 학교 설명을 약 2시간정도 들은 후에, 웰컴 키트를 받고 동아리 설명을 듣기 위해 학교 메인 빌딩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이 메인 빌딩... 너무 당연하지만 엄청나게 아름답습니다. 건물 안에서 바깥을 볼 수 있음은 물론입니다.
1층에서는 동아리 설명이 있었고, 2층으로 올라가서 초상권 사용 허락 서류(?)를 제출한 후에 웰컴키트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스포츠에 관심이 있어서 스포츠 동아리 리플렛을 하나 받아왔습니다. 노젓기를 배울 수 있어요! 베네치아에서요!
서류 주고 키트 받는데 왜이렇게 오래 걸리나 했더니 웰컴 키트에 각각의 이름이 다 적혀있었습니다. 카포스카리… 너무 친절합니다. 유럽 대학교는 이것도 안해주고 저것도 안해주고 너무 느리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인지 카포스카리는 거의 한국 대학교 처럼 느껴지는군요.
하지만 개강까지 한 이 시점에서 아직도 학과 시간표가 안나온 것은... 역시 유럽대학이 맞구나 하는 깨달음을 줍니다.
웰컴키트를 받고, 학교 건물 투어가 있는 2:30분까지 약 2시간 가량 시간이 떠서 E양과 함께 꼭 와보고 싶었던 카페 Ca' Fujiyama에 도착했습니다. 어제 지나가는 길에 이 카페를 보고 둘이 엄청 웃었는데, 오늘 올 수 있게 돼서 너무 좋았습니다.
카페 이름이 무려 후지야마인데, 가게 뒤편으로는 비밀 정원이 있고, 또 가게 부제목은 Tea Beatrice였나? 아무튼 후지야마라는 이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팬시한 부제목이 달려있었습니다.
저는 카페라떼와 오리지널 토스트를, E양은 말차라떼와 크루아상을 시켰습니다. 여기도 역시 한국 카페보다는 저렴한 느낌이었습니다. 카페라떼가 3.5유로(엄청 맛있었음), 토스트가 5유로였습니다. 환율 고려해서 생각해보니 엇비슷한 가격이긴 한데, 카페 내부의 아름다움을 고려하면 확실히 저렴합니다.
이런 비밀 정원에 테이블이 5개정도 있습니다. 비가 와서 조금 축축한 기분이긴 했는데, 앉아서 밥먹다보니 해가 다시 떴습니다. 둘이 같이 밥 먹으면서 '개강하면 여기 자주오게 될 거같지 않니'같은 대화를 주고받기도 했습니다.
밥먹고 나와서 ARTE라고 써있었던 가게로 가서 공책을 하나 샀습니다. E양은 그림도 참 잘그리는 친구인데요, 스케치북을 하나 사야된다고 하길래 아까 오는 길에 Arte라고 써있는 가게 있었다고, 거기 가자고 해서 왔습니다. 저의 초인적인 방향감각은 여기서도 빛을 발휘하네요. 저도 드디어 마음에 드는 공책을 발견, 하나 구입했습니다. 베네치아는(아마도 유럽 전역은) 학생 할인이 굉장히 많습니다. 25유로를 내면 메스트레 버스와 수상택시를 한달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Unica Card도 있구요, 이런 사소한 가게에서도 학생 할인을 해줍니다. 저는 카포스카리대학교 학생이라고 말하고 9유로 주고 너무나도 마음에 드는 공책을 샀습니다.
베네치아 곳곳에 이런 우물이 있습니다. 저는 제가 챙겨온 텀블러를 들고다니면서 물을 아주 많이 마시고 돌아다닙니다. 물 맛은 그냥 생수맛입니다. 대체 어디서 이런게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이 카 포스카리 대학의 메인빌딩입니다. 사진이 좀 어두컴컴하게 나왔는데요, 아름다운 상아색입니다.
이런 아름다운 작은 광장도 있습니다. 여기는 모든게 높고 넓어서 숨이 탁 트입니다. 당연하면서도 재미있는 사실은, 베네치아에는 차가 못 다닌다는 건데요, 차 소리를 싫어하는 제게 너무 완벽한 도시가 아닌지.
엄청나게 빡센 학교 투어 중 만난 눈물나게 아름다운 건물입니다. 여기는 다 이래요. 사진찍는 걸 더이상 좋아하지 않게 된 이유는 사진을 찍어봤자 보는 것보다 아름다울 순 없기 때문입니다.
약 3시간에 걸친 학교 투어 끝에 작은 파티가 열렸습니다. 여기서 카포스카리 대학 단톡방에서 뵌 적 있는 C님과 H님을 만나기도 했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도 했고, 모쪼록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생각보다 아시아 문화에 관심있는 사람이 많아서 스몰토크 하는 것은 오히려 한국보다 쉬웠습니다.
파티에서 만난 친구들과 근처 바에서 맥주 한잔을 더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찍은 베네치아의 밤 풍경입니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볼 때는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앞으로는 사진을 좀 더 열심히 찍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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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여기 오기 전에는 쓸데없는 걱정이 참 많았습니다. 특히 영어로 대화하는 게 왜 이렇게 어렵게 생각됐었는지요. 근데 나와보니 제가 영어를 못하는 편이 아니었던 데다가, 제가 외국인이다보니 영어로 말하다가 말문이 막히는 것 같으면 되게 잘 도와줍니다. 전화영어를 하루에 8시간씩 하는 기분입니다. 개인적으로 하고있는 영어 공부도 계속 병행하다보면 영어는 한달 안에 금방 늘 것으로 기대됩니다.
오늘은 정말정말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가려고 합니다. 다녀와서 또 구구절절 일기 남기겠습니다. Arriveder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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