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의 요일 19] 베네치안의 목공강 feat. 비엔날레
베니스의 요일 19
베네치안의 목공강 feat. 비엔날레
2018/11/15
저번주 금요일에는 드디어!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다녀왔습니다. 9월달부터 플랫메이트와 가자 가자 해놓고 안가다가 마침 C와 시간이 맞춘듯 꼭 맞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목요일 아침부터 서둘러 만났습니다.
전시가 10시부터 6시까지이며 한 관을 보는 데 최소 3시간이 걸린다는 정보를 입수, 그러면 10시에 토놀로에서 아침 먹고 가면 되겠다-는 궁극의 스케쥴링이었습니다. 토놀로는 베네치아에서 제일 유명한 디저트 집인데, 1.1유로에 다양한 달달구리를 먹을 수 있는 좋은 곳입니다.
그치만 너무 인기가 많은 나머지 점심 이후에 가면 먹을 게 별로 남아있지 않으니, 아침 먹기에 딱 좋은 장소라 하겠습니다. 딱히 커피로 유명한 곳은 아니지만서도 여느 이탈리아의 카페가 그렇듯 맛좋은 커피를 마실 수 있습니다.
비엔날레에 가려면 Arsenale역에서 내려야 하는데, 날씨는 좋고 시간은 많은 고로 중간에 Salute 역에 내려서 성당 구경도 한 번 했습니다. 입장료가 없다는 이유도 크게 한 몫 했습니다.
내부는 생각보다 별로 볼 게 없었습니다. 바깥 구경하는 게 더 재미있다는 것이 코리안-베네치안의 의견입니다.
얼마 전 사진 정리를 하다가, 정작 베네치아에서 찍은 사진은 많이 없음을 발견하고 C와 함께 서로가 서로를 찍어주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스페인 관 앞에서 멋쟁이 포즈좀 잡아봤습니다.
여기는 네덜란드 관이었는데, 저렇게 서랍장 문을 열면 다른 장소로 이동할 수도 있고 그 안에 조각이 들어있기도 하고 뭐 그런 … 게 있었습니다. 사실 뭘 의도한 건지는 전혀 파악하지 못했고 파악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 개인적으로 재미난 놀이를 했습니다. 한쪽 벽에 있는 서랍장 문을 전부 다 열어놓았는데, 아무도 닫지 않았습니다. 열려있는 게 작품의 일부인 줄 알았던 것이지요! 이게 바로 <아티스트가 작업해놓은 거에 숟가락 올려서 예술한 척 하기>라는 것인가 봅니다.
영국관 옥상에서는 끝내주는 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4시에는 티를 준다고 하는 군요. 은으로 차 사오다가 은 쓰기 아까워지자 아편으로 꼼수 부려서 전쟁까지 낸 게 영국의 과거 아닙니까? 이정도는 의당 해야지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근데 결국 4시가 되어도 티를 안 줘서 그냥 내려왔습니다.
이게 바로 영국관 옥상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인데, 해가 떨어지면 베네치아가 분홍색으로 물들기 때문에 다양한 곳에서 영상 소스를 찍기 위해 호다닥 행사장 출구로 빠져나왔습니다.
어쩌다보니 모르는 개의 견생샷을 찍어주기도 했네요. 아쉽게도 개언어를 할 줄 몰라 사진을 전달하지는 못했습니다.
여기저기서 영상 찍다가 <아맞다 내사진!> 하고 제 사진도 몇 장 찍어보았습니다. 베네치아… 이곳에서의 삶은 다소 지루하긴 한데, 이렇게 날씨 좋은 날 바깥구경 하면 정말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베네치아 교환학생의 단점이라면, 유럽 어딜가도 좀 시큰둥한 거? 스위스에서의 절경처럼, 베네치아의 아름다움과 반대지점에 있는 육지의 멋짐을 보았을때를 제외하고는 말입니다. 스위스는 육지 멋쟁이, 베네치아는 바다 멋쟁이, 천생연분 결혼 하세요.
copyright 2018. 박요일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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