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4박 5일 여행 02 :: 루체른 내 사랑
스위스 4박 5일 여행 02
루체른 내 사랑
2018/10/10
아침에 J양이 숙소에 있는 재료들로 엄청 맛있는 아침을 준비해주었습니다. 감자채, 삶은 양배추, 스위스산 청정 소고기로 맛을 낸 김치찌개가 그 반찬입니다. 아침에 이렇게 <밥>을 먹는 것은 오스트리아 방문 이후로 또 처음이었는데, 역시나 엄청나게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이 에너지 덕분에 등산 (케이블카 탄 것밖에 없긴 하지만) 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얏호!
빈터투어에서 루체른까지 약 한시간 반을 달리는 도중입니다. 핸드폰 없는 여행의 묘미이지요, 바깥세상 그림을 그렸습니다. 골든패스라인인가 뭐시긴가를 타면 바깥세상이 눈부시게 아름답다던데, 딱히 어디가 골든패스라인인지는 모르겠고 가는 곳곳마다 아름다웠습니다.
루체른 역에 내려서는 사실 한바탕 길을 잃었습니다. 주소를 알긴 아는데 인터넷이 없으니 구글 맵에 찍을 수가 없어서요. 버스를 반대로 타기도 했고, 가는 사람 붙잡고 여기가 어딘지 아느냐고 묻기도 해서 어렵사리 숙소에 도착을 했습니다. 짐만 맡겨두고 곧장 필라투스로 직진! 사실 아침까지도 리기에 갈까 필라투스에 갈까 고민했는데, 필라투스 날씨가 더 좋기도 했고 또 숙소 바로 앞이 크리엔스 케이블카 정류장이어서 필라투스로 정했습니다. 루체른에 생각보다 늦게 도착해서 티틸리스는 선택지에조차 없었군요.
이게 설명으로만 들으면 되게 복잡하게 느껴지는데, 가보면 별 거 아닙니다. 우선 저기 별모양 그려놓은 곳이 제가 묵은 숙소 근처입니다. 걸어서 5분 거리에 필라투스 산에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탈 수 있는 크리엔스역이 있었습니다.
1번 :: 크리엔스-필라투스 by 케이블카
2번 :: 필라투스-알프나흐슈타트 by 톱니열차
3번 :: 알프나흐슈타트 - 루체른 시내 by 기차 혹은 유람선
이런 동선인 것이구요. 저는 크리엔스-필라투스-알프나흐슈타트-루체른도심 이렇게 한바퀴 돌았는데, 반대로도 가능합니다. 아침에 루체른 도심 보고 알프나흐슈타트 역으로 가서 톱니열차 타고 필라투스 올라갔다가 케이블카 타고 크리엔스역으로 내려오기도 가능!
17년도에 발행된 여행 가이드북과 여러 블로그에서, 스위스패스가 있으면 필라투스도 무료로 올라갈 수 있다고 잘못 알려주던데요, 전혀 아니고 요금을 내야합니다. 스위스패스 소지하고 있을 시 왕복 (올라갔다 내려오는 데) 36유로입니다.
이런 명함같은 티켓을 발권해줍니다. 저는 크리엔스-필라투스 케이블카랑 필라투스-알프나흐슈타트 톱니열차 해서 왕복 티켓 끊었습니다. 이 티켓을 중간에 잃어버리시면 큰일납니다. 티켓이 없으면 탈것을 타러 입장할 수 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뭔가 되게 복잡하면서도 알기 쉬운 시간표입니다.
맨 윗줄에 있는 기차 표시 있는 걸 예시로 설명 드리면, 루체른에서 7:42분에 출발해서 알프나흐슈타트까지 7:59에 도착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아래 아래 회색 칠 되어있는 톱니열차 시간표를 보면 알프나흐슈타트에서 8:10 출발, 필라투스에 8:40에 도착하겠네요. 뒤에 A, B, C 등의 알파벳은 아래 각주로 설명이 되어있습니다.
저희는 알프나흐슈타트-루체른 가는 막차 시간만 딱 알아두고 필라투스 꼭대기로 올라갔습니다.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는 길의 평범한 풍경입니다.
크리엔스 역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쭉쭉쭉 올라가다보면 중간에 한 번 내려야하는 지점이 나옵니다. 여기에서 필라투스 꼭대기를 쳐다보면서 <우와 --------> 하는 탄성을 내지르는 시간을 한 번 갖고, 졸졸졸 나오는 깨끗한 스위스의 물을 마시는 시간을 한 번 가졌습니다.
이게 15년도에 새로 지어졌다는 뭐시기 케이블카인데요, 이친구는 15분마다 옵니다. 그리고 고소공포증 있으신 분들은 절대 못타신다고 보면 됩니다. 저는 고소공포증도 없는데 무서워서 엄청 웃긴 표정으로 찍은 사진도 하나 있습니다.
올라가면 눈 앞에 첩첩산중이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어딜 올라가도 거의 절벽처럼 깎아지르는 높이입니다.
그리고 서울의 커피값이랑 거의 비슷한 4.2프랑을 내면 그럴듯한 커피 한잔도 마실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풍경 앞에서 말입니다. 눈 앞에서 저런 풍경이 실시간으로 펼쳐져 있노라면 정말이지 이곳이 내가 살던 지구랑 같은 지구가 맞을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다른 행성에 온 기분입니다.
여기 위에 호텔이 있던데, 다음에는 부자가 되어서 돌아올 예정입니다. 여기 꼭대기 호텔에서 4박정도 하면서 심심함에 몸부림쳐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알프나흐슈타트에서 유람선을 타고 루체른 시내로 돌아갈 계획을 했기 때문에, 유람선 막차가 끊기기 전에 톱니열차를 타고 내려갑니다. 안타깝게도 유람선은 시즌이 아니라 아예 운행을 안하던데, 시간표를 잘못 읽어 있지도 않은 유람선을 기다렸군요.
이 톱니열차 바깥쪽에 앉아서 보면 무섭다던데, 저희는 제일 안쪽에 앉아서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기차타고 한정거장인가 두정거장 오면, 루체른 역 도착입니다! 해질무렵의 카펠교는 눈부시게 아름다웠습니다. 카펠교 자체가 대단히 눈물나게 아름답다기보다는, 대각선으로 놓인 긴 다리를 천천히 걸으면서 루체른 시내를 바라보는 게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필라투스의 절경을 보고 내려왔더니 카펠교라니요. 루체른을 어떻게 안 좋아할 수 있어요?
저의 사진작가 친구가 이런 멋진 사진도 많이 찍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__)
그리고 마트에서 달달구리 사와서 야경 보면서 먹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물가가 초특급 비쌌지만 다행히도 카라멜 푸딩 사먹을 돈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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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투스산을 보고 내려와서 잘 정비된 루체른의 시내를 구경해보십시오! 저절로 이민 생각이 납니다. 아 그리고 저희는 비수기 시즌 여행이어서, 6인실 도미토리를 둘이 쓰는 호강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역시 여행은 비수기에 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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