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ope 101] 뮌헨 옥토버페스트 후기
Europe 101
뮌헨 옥토버페스트 후기
2018/10/05 FRI
안녕하세요 베네치아에서 교환학생 생활 중인
얼마전 뮌헨으로 옥토버페스트 다녀온 후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저는 오스트리아에서 교환학기를 보내고 있는 같은 학교 친구와 뮌헨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급하게 찾는거라 그런지 비행기표가 말도안되게 비싸서, 밤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플릭스버스 3유로 할인쿠폰을 적용시켜서, 성인 1명 베네치아-뮌헨 편도 26.99유로에 끊었습니다. 밤 10시에 탑승해서 아침 6시에 뮌헨에 도착하는 구조였습니다. 버스에서 자려고 했는데, 바깥구경이 생각보다 더 재밌었던데다 버스로 국경넘는 장면이 너무 보고싶어서 잠은 제대로 못 잤군요. 결국 국경넘는 장면도 못 보고 잠도 못자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국경을 넘은 후에는 여권 검사를 두 번이나 하긴 했습니다만, 그야말로 여권 한번 스윽 들여다보고 끝납니다. 짐 검사도 안하구요. 유럽놈들 이렇게 경계심 없어도 되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으나 내 나라도 아니기 때문에 그냥 네버마인드 하기로 했습니다.
아 그리고 소조르노가 없으면 이탈리아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괴소문을 들어서, 임시 소조르노도 가져갔는데 관심도 없었습니다.
뮌헨 중앙역에 도착했습니다. 플릭스버스 정류장은 여기서 걸어서 8분거리쯤에 있습니다. 구글맵에 뮌헨 플릭스버스 정류장 치면 정확한 장소가 나옵니다. 저는 친구가 여기서 내린다고 해서 이쪽으로 와서 친구를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털끝조차 볼 수 없던 스타벅스도 만났습니다. 커피가 말도안되게 비싸서 (3유로부터 시작이라니!) 여기는 안 가고 그냥 나왔고, 중앙역 2층에 있는 카페에 앉아서 친구를 기다렸습니다. 근데 에스프레소가 2유로라니요 이탈리아보다 2배 비싸잖아요.
카페에 앉아만 있으려니 심심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목이 엄청나게 말라서 물도 한 병 샀습니다. 뚜껑을 여는데 푸시식 소리가 나서 '아차차 탄산수다!' 모먼트를 갖기도 했습니다. 어렸을 때 탄산수 먹고 세상에 이렇게 맛없는 음료가 또 있을까? 하는 의심을 품은 뒤로는 탄산수 근처에도 가지 않았는데요. 이렇게 예상밖의 장소에서 조우하자니 그럭저럭 마실만 했습니다.
날씨가 정말정말 좋았던 금요일의 뮌헨.
독일어를 1년가량 배웠던 경력이 있는 저는, 독일에 오니 이탈리아에서보다 더 많은 걸 이해할 수 있어서 괜히 반갑기도 했습니다. 괜히 옆사람 떠드는 소리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면서.
여기 꼭두새벽부터 전통 옷 입고있는 사람 엄청 많습니다. 뮌헨에 옥토버페스트만 보러 왔다면 길 잃을 일은 0퍼센트이니 걱정 마십시오. 이 옷을 입은 무리를 따라가면 됩니다.
뮌헨 온 김에 rossmann이라는 드럭스토어에 가서 생리컵도 샀습니다. 제가 사는 베네치아 동네에는 안 팔더라구요. 애초에 이런 올리브영같은 드럭스토어가 아예 없기도 하구요.
생리컵 후기는... 그냥 탐폰 쓰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예 흐물흐물한 걸 한번 써본 뒤, 그친구도 영 꽝이면 평생 탐폰 쓸랍니다. 밤에 잘때는 진짜 생리컵만한 게 없긴 하지만, 아침에 잠도 안 깼는데 생리컵 빼고 있으면 다 때려치고싶은 충동이 들기 때문입니다.
친구와 드디어 만나서 드디어 옥토버페스트 장소로 이동하는 중! 옥토버페스트 장소로 가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구글맵을 이용하거나, 두번째는 들뜬 얼굴로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한무더기의 사람들을 따라가는 것입니다. 저희는 후자의 방법을 택했고, 놀라운 정확성으로 축제 장소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중앙역에서 축제장소로 가는 길에 이런 이름모를 멋진 성당이 보이니까 사진 찍는 것도 잊지 마세요.
축제 장소에는 백팩 출입이 안됩니다. 축제장소 입구 근처에 짐 맡기는 곳이 있어서, 백팩 하나에 4유로 주고 맡겼습니다. 기차역 안에도 짐 보관소가 있긴 하던데 이용을 안 해봐서 후기를 드릴 수 없는 점 죄송하지 않게 생각하지만 죄송하다고 말해보겠습니다.
기차역에서 약 5분정도 떨어진 곳에 옥토버페스트 입구가 있습니다! 저희는 어쩌구 저쩌구 우당탕탕 하다가 11시쯤 들어갔습니다. 사람이 미친듯이 많다! 이런 건 아니고 그냥 축제에 사람 많은 정도로는 많습니다. 아마 밤이 되면 정말로 엄청나게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네요.
입장을 하면 각종 간식거리를 파는 가게부터 엄청 큰 놀이기구, 엄청 많은 천막이 줄창 있습니다.입장료 자체는 없으나, 모든 축제가 그렇듯 들어가면 돈을 쓰게 되어있지요!
저희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파울라너 천막에 들어왔습니다. 뭐 어디가 제일 유명하다고 듣긴 했는데, 어차피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데나 들어왔습니다.
맥주는 1리터짜리만 있구요 11.5유로입니다. 저기요~! 이런 거는 안 하고 그냥 '우릴 봐줘!'하는 간절한 눈으로 점원을 쳐다봐야합니다. 그저 전통의상을 입었을 뿐인 무고한 손님을 쳐다보지 않도록 주의합시다.
맥주 두 개, 소시지 하나를 시켰습니다. 결제는 직원이 음식을 가져다주면 그때 자리에서 하시면 됩니다. 맥주를 가져다준 어떤 할저씨가 팁 줄래 :) ? 이래서 팁 주긴 했는데, 안줘도 됩니다. 달라고 떼써도 주지 마세요. 이탈리아에서는 팁 어쩌구 한 적이 없어서 '팁 안줘?' 직격탄에 당황에서 괜한 돈을 썼군요.
저는 시끄럽고 소란스럽고 야만한 분위기를 대단히 싫어하는데, 여기서는 그게 또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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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맥주 너무 빨리 마셨더니 대낮부터 둘 다 취해버려서, 천막에서는 얼마 안 있었고 금방 나와서 근처 잔디밭에 누워있었습니다 ㅋㅋㅋ 저도그렇고 친구도 그렇고 둘 다 술을 잘 못하는데, 오랜만에 만나서 얘기하다보니 신나서 빨리 마시게 되더군요. 여러분은 천천히 드십시오.
그리고 옥토버페스트 기간에 전반적으로 인종차별이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모든 인종차별자가 금발 백인 남성이었습니다. 니하오 곤니치와 :) 이건 기본이고, 잔디밭에 누워있었더니 옆에서 발 구르는 새끼도 있었구요. 이탈리아에서는 한번도 이런 적 없는데. 게르만족의 야만성이 적극적으로 표출되는 시기라 그런가봅니다.
저는 인종차별 당하면 비슷한 방식으로 되갚아주기 때문에 사실 좀 재밌었습니다. 유럽 나오기 전에 인종차별 있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이탈리아에서는 한번도 써먹지를 못해서 사실 좀 심심한 차였습니다. 어디서 유럽남자들이 러시아남자로 오해당하는 걸 엄청나게 자존심 상해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옥토버페스트 여행 계획이시라면 러시아 인사말 예습정도 해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술 좀 깨고 나니까 할 게 없다고 느껴져서 축제장소에서 나와서 근처 시내 구경도 했습니다. 또하나의 이름모를 멋진 건물을 만났습니다.
뮌헨 올 때는 사실 일정계획을 눈곱만큼도 하지 않아서 별로 한 건 없습니다만, 오랜만에 현대적인 도시에 오니까 신기했습니다. 이탈리아는 중세시대 느낌이 곳곳에 남아있어서 모던한 느낌은 없는데 여기는 엄청나게 모던하고 고딕해서 재미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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