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자릿세(coperto/servizio), 치케띠(cicchetti)
이탈리아 자릿세(coperto/servizio), 치케띠(cicchetti)
20/09/18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서 순식간에 20일이 되어버렸습니다. 하루하루를 더 많이 보고 배우면서 살자고 다짐하면서도, 아니 여기서 어떻게 더 알차게 살겠다는 거니 싶기도 합니다.
베네치아에 이제는 처음보다 훨씬 많이 익숙해졌고, 한국 신문에 이탈리아에 대한 기사가 나오면 괜히 한 번 읽어보게 되고, 무엇보다 스트레스가 거의 0에 수렴하게 됐습니다. 목요일 밤에는 '아 짜증나네'라고 생각한 순간이 있었는데, 혼자 화들짝 놀랐습니다. 제가 짜증이 많고 대단히 예민한 사람인데요 여기서는 제 신경을 건드리는게 많이 없으니까 짜증이 날 이유가 없습니다. 2주간 스트레스 프리한 삶을 살다가 스트레스 수치가 확 오르면서 열이 받는데, 그게 이상하게 느껴져서 별 이유도 없이 또 마음이 누그러졌습니다.
베네치아의 약수터 입니다. 동네 여기저기에 저런 약숫물아닌 약숫물이 졸졸 나옵니다. 사람도 마시고 비둘기도 마시고 산책하던 강아지도 전부 마십니다. 제가 매일 마시고 돌아다니는데 아직까지 별 탈 없는 거 보니 마셔도 되는 거 맞습니다.
이날 룸메 E양과 함께 이탈리아어 수업에 가는 길이었는데, 갑자기 <너네 이탈리아어 수업 다음주부터다. 오늘 수업은 너네 수업이 아니다>는 메일이 오더라구요. 화,목에 이탈리아어 수업이 있어서 저번 화요일에 갔었는데, 알고보니 그 수업은 교환학생용 수업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교환학생들 대상으로 하는 이탈리아어 수업은 다음주... 그리하여 시간이 붕 떠버려서 베네치아 곳곳을 배회했습니다. 여기가 연세대였다면 열이 확 받았겠지만, 베네치아 아닙니까. 하하 웃고 술 마시러 갔습니다.
이탈리아 레스토랑 및 카페 및 바에는 세르비찌오(Servizio)나 꼬뻬르또(Coperto)라고 해서 자릿세를 받습니다. 일인당 보통 1-3유로 선입니다. 완전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은 5유로까지 받는다고 합니다. 위의 사진은 베네치아 운하가 한눈에 보이는 고급 레스토랑 메뉴판인데, 여기는 자릿세로 2.5유로를 받는군요.
[오늘의 토막상식] 이탈리아 레스토랑의 세르비찌오는 중세시대 여관에서부터 시작했다고 합니다. 여관 주인이 손님들한테 음식을 팔고싶은데, 자꾸 손님들이 챙겨온 음식을 먹으니까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있는 비용을 받았다고 하네요. 그게 아직까지 내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끝]
그런 의미에서 이렇게 훡킹 테이블 서비스 비용을 받지 않는다고 하는 바에 왔습니다. 는 뻥이고 그냥 아무데나 와보니까 이런 게 써있더라구요. 90-00년대 미국 힙합이 나오는 괴팍한 바였습니다. 팁을 주면 저스틴 비버가 조금씩 죽어가고 트럼프가 어떻게 된다던 베네치아의 평화로운 바... 2주동안 만난 모든 장소 중에 가장 괴팍했습니다.
테이블 차지는 없지만 테이블에서 마시면 음료 비용에 0.5센트를 더 받는군요. 뭐 그정도 쯤이야. 아차차 가게 이름은 비레리아 자논(Birreria Zanon)입니다. 스프리츠 달달하니 맛있게 잘하더라구요. 카나레조 지역 근처에 있는 바입니다.
이탈리아 바에는 치케띠(cicchetti)라고 해서 이런 핑거푸드를 팝니다. 보통 한개당 2유로. 제 친구들은 이거랑 스프리츠랑 같이 점심 먹기를 좋아합니다. 저는 뭐... 그냥 그렇습니다. 저는 이탈리아어를 할 줄 아는 친구들이랑 다녀서 친구들이 점원한테 이거 뭐 들어있냐고 물어보고 영어로 저한테 알려줍니다. 여러분은 이탈리아어 할 줄 아는 친구 있으신가요? 하하. 저는 있는데.
아무튼 위에 올라간 거 뭐냐고 물어보면 점원이 알려준다는 요지였습니다. 하하.
저는 와인을 한 잔 시켰고 E양은 스프리츠를 시켰습니다. 제가 먹은거는 양파같은 거에 새우랑 약간 신 맛이 나는 양념이 어쩌구 된 어쩌구. 양파에서 양파맛이 안나던데 정체를 모르겠습니다. 맛있었다는 사실만 기억이 납니다. E양이 시킨 건 애호박에 뭐랑 뭐가 올라간 뭐... 저는 안 먹어봐서 잘 모르겠는데 맛있다는 증언을 들었습니다.
여기는 산바질료 역 근처에 되게 유명한 집인데 이름이 뭐였더라. 오스떼리아 알 스퀘로(Osteria Al Squero) 였군요! 그렇습니다. 그런 이름의 바 입니다. 룸메랑 둘이 바에 있다가 친구 Y양이 수업이 끝났다고 해서 이쪽으로 이동했습니다. Y양은 치케띠로 점심 먹기를 좋아합니다. 저는 배가 불러서 치케띠는 안 먹고 스프리츠만 한잔 더 마셨습니다. 원래 스프리츠에 저렇게 오렌지 혹은 레몬, 올리브를 넣어주는데요. 오렌지나 레몬은 꼭 넣는데 올리브 안 넣어주는 집이 꽤 많습니다. 이 집은 올리브도 꼭꼭 넣어줘서 좋습니다.
오늘은 가게 안에서 먹었는데, 바깥에서 운하 보면서 서서 먹는 것도 기분 좋습니다. 점원한테 가지고 나가서 먹을거라고 하면 유리잔 말고 플라스틱 컵에 줍니다.
여러분도 베네치아 오세요. 시간이 없다구요? 비행기표가 없다구요? 쩝. 그것까진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게 없네요.
copyright 2018. 박요일 all rights reserved
'2018, 2019 유럽 > 유럽 여기저기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Europe 101] 뮌헨 옥토버페스트 후기 (0) | 2018.10.10 |
---|---|
[Europe 101] 플릭스 버스 예매하는 방법 (0) | 2018.09.24 |
베네치아 피자 맛집 추천, 로쏘뽀모도로(RossoPomodoro) (0) | 2018.09.18 |
베네치아에서 피렌체 당일치기 일정 (feat. 6시간) (1) | 2018.09.16 |
[피렌체 당일치기] 티본스테이크 레스토랑 델파지올리(del Fagioli) (0) | 2018.09.14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Europe 101] 뮌헨 옥토버페스트 후기
[Europe 101] 뮌헨 옥토버페스트 후기
2018.10.10 -
[Europe 101] 플릭스 버스 예매하는 방법
[Europe 101] 플릭스 버스 예매하는 방법
2018.09.24 -
베네치아 피자 맛집 추천, 로쏘뽀모도로(RossoPomodoro)
베네치아 피자 맛집 추천, 로쏘뽀모도로(RossoPomodoro)
2018.09.18 -
베네치아에서 피렌체 당일치기 일정 (feat. 6시간)
베네치아에서 피렌체 당일치기 일정 (feat. 6시간)
2018.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