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에서 피렌체 당일치기 일정 (feat. 6시간)
베네치아에서 피렌체 당일치기 (feat. 플릭스버스)
안녕하세요 베네치아에서 교환학생 생활 중인 박요일입니다!
지난 9월 13일에는 카 포스카리에서 교환학생하고있는 친구와 함께 피렌체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말이 당일치기기 버스 시간을 바트게 잡아서 6시간 답사나 다름 없긴 했지만 ...) 저희가 돌아다녔던 일정을 공유하고, 또 피렌체 여행 소감을 주절주절 적어보겠습니다.
// 여 행 일 정 //
베네치아 Tronchetto Flix Bus Stop ▶ 피렌체 Villa Constanza Tram T1 ▶트램1 타고 Alamanni 역에서 하차 ▶ 티본스테이크 Del Fagioli ▶ 미켈란젤로 광장 ▶ 베키오 다리 ▶ 두오모 성당 ▶ 카페 질리 ▶Almanni 역에서 트램 승차 ▶ 피렌체 Villa Constanza 역에서 하차 후 플릭스 버스 승차 ▶ 베네치아 Tronchetto Flix Bus Stop
원래 12일에 로마를 가기로 했는데, 이것 저것 교통편을 알아보니 한달 전에는 예매를 해야 합리적인 가격에 다녀올 수 있겠더라구요. 해서 로마보다 조금 더 가까운 피렌체로 가기로 했습니다. 저번에 친구들과 비엔날레 공원을 구경하는데, 플릭스 버스에서 나눠줬던 3유로 할인쿠폰이 생각나서 플릭스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플릭스 버스 이용 방법 및 후기는 다른 게시글에서 더 자세하게 소개드리겠습니다.)
성인 2명, 왕복 티켓을 구매했고 약 42유로(약 5만7천원)을 지불했습니다. 일인 당 편도 요금이 13,000원 수준인 것이지요. 가격이 너무 싸서 버스가 너무 후진 거 아닌가 걱정도 했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주아주 만족스러운 경험이었습니다!
아침 8시 20분에 베네치아 Tronchetto(트론케토)에서 플릭스 버스를 탑승합니다. 구글 검색 하실때는 "Tronchetto Flix bus stop"으로 찍고 찾아가셔야 합니다. 저는 아침에 그냥 "Tronchetto"라고만 치고 갔다가 하마터면 버스 못 탈 뻔 했습니다.
저는 플릭스 버스를 앞으로 자주 이용하게 될 거 같아 어플을 다운 받아서 티켓을 샀습니다. 티켓 검표는 큐알코드로 진행됩니다. 저는 8시 20분 차였는데 버스가 8시 10분쯤에 역에 도착했고, 버스 운전사분이 버스 앞에 서계십니다. 그분한테 큐알코드 보여주면 그걸로 티켓 확인이 됩니다. 피씨로 구매하셨다면 티켓을 뽑으시거나, 피디에프 파일을 핸드폰에 옮기셔서 큐알코드 부분만 확대해서 보여주면 됩니다.
버스 내부는 유럽인 기준으로 설계되어 그런지 좌석 간격도 넒고 엄청 쾌적했습니다. 심지어 무료 인터넷까지 됩니다! 난 유럽에게 이런 하이테크를 기대하지 않았는데! 내부에 화장실도 있긴 한데 엄청 더럽고 냄새난다는 후기가 전해집니다.
약 4시간을 달려 피렌체에 도착했습니다. 차가 막히지도 않았는데, 시간표보다 약 20분 가량 늦게 도착했습니다. 1시에 티본스테이크 레스토랑 예약을 해놓은 우리는 후닥다닥 뛰어갑니다.
피렌체에서 플릭스 버스 내리시면 트램이 다니는 도로쪽을 바라봤을 때 오른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이런 게이트를 만나면 제대로 찾아오신 겁니다. 이 문을 밀고 들어가서 50발자국을 더 가면 트램 정류장이 있습니다.
이용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트램 정류장에 이렇게 생긴 표가 있는데, 여기에 1.5유로를 넣으면 티켓이 발권됩니다. 영어로도 볼 수 있고 이용 방법도 아주 직관적입니다.
티켓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트램에 탑승하시면 저 티머니 찍는 것 처럼 생긴 녀석에 티켓을 밀어넣어주시면 됩니다. 그러면 날짜와 시간이 찍히는데, 그 시간을 기준으로 90분간 유효한 티켓입니다. 어 그러면 안찍고 쭉 가면 90분도 넘게 탈 수 있는 거 아닌가? 하실 수도 있지만, 운이 아주 나쁘면 티켓 검수원에게 걸려서 벌금 폭탄을 맞게 됩니다. 여행 가서 운을 시험하지 맙시다.
Alamanni역에서 내리시면 피렌체 중심부로 들어오신 겁니다. 여기서 조금만 걸으면 두오모도 나오고 웬만한 투어 스팟은 다 도보로 돌아볼 수 있습니다. 저희는 1시에 레스토랑 예약이 있기 때문에 곧바로 델파지올리로 이동했습니다.
충격적으로 맛있었던 델파지올리의 티본스테이크를 회상하며... 또 먹고 싶습니다. 다음에 갈 때는 3명이서 가서 스테이크도 적당히 먹고 파스타하나 리조또 하나 시켜서 먹고싶습니다. 두명이서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이긴 한데, 너무 과식한 감이 있습니다.
델파지올리에서 점심을 즐긴 후, 가벼운 마음과 무거운 위장으로 미켈란젤로 광장으로 향합니다. 가는 길에 저 멀리 베키오 다리가 보이네요. 저희가 이 사진을 찍은 곳은 Ponte alle Grazie라는 다리인데요, 그라치에가 '고맙습니다'라는 의미임을 상기해보며 이 다리에게 감사대교라는 이름을 붙여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다리를 건너고 한 5분 걸으면 미켈란젤로 광장으로 올라가는 언덕 입구가 나옵니다. 7분정도 언덕을 올라야 하니까 한 손에 젤라또를 들고 오르시는 것 잊지 마세요. 미켈란젤로 광장으로 향하는 언덕으로 오르는 입구 부근에 Il Gelato di Filo라는 젤라또 집이 있습니다. 맛 2가지에 2유로니까 여기저기에 다 비교해봐도 저렴한 가격이지요. 저는 초콜렛과 레몬맛을 선택했습니다. 엄청 맛있었습니다.
낑낑대며 언덕을 다 올랐습니다. 피렌체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멋진! 여기서 바라보면 피렌체가 완전히 배산임수 명당 자리에 있는 도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솔직히 날씨가 전혀 받쳐주지 않긴 했지만, 오로지 건물과 성당과 기타 등등의 모습 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소리가 나오더군요. 저녁에 해질 무렵에 와서 일몰-야경을 보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를 상상하며, 다음에 또 와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미켈란젤로 광장과 Quality time을 가진 후, 베키오 다리를 한 번 건너보았습니다. 사진이 조금 후지게 찍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어쩔 수 없었음다. 양해 바람다. 그나저나 이거 느낌이 아주 새롭더군요. 무슨 중세시대를 그대로 복원해놓은 테마파크를 걷는 기분인데, 이게 복원이 아니라 보존의 결과라니요!
엄청 맛있어보이는 젤라또집이 있는 거 빼고는 사실 별로 볼 게 있는 건 아니지만, 그냥 이 위를 걷는 것 만으로도 아주 흥미로운 체험이었습니다.
두오모로 가기 전, 일일 2 젤라또를 실천하고자 크레마맛이 맛있다는 비볼리로 왔습니다. 제 친구는 크레마랑 요거트를 시켰고 저는 멜론과 정체불명의 무언가를 시켰습니다. 친구꺼 한 입 먹어보니 크레마랑 요거트는 너무 맛있었는데... 재앙의 시작입니다.
직원분 손이 있는 곳이 그 문제의 맛(이름조차 까먹음)이고, 그 우측에 있는게 메론 맛인데요. 그냥 크레마랑 초콜렛 먹을 걸 그랬습니다. 매일 초콜렛 아니면 티라미수 아니면 레몬맛만 먹는 것 같아서 아예 색다른 것에 도전한 것인데, 그러지 말 걸 그랬습니다. 여러분은 그냥 좋아하는 맛 드세요.(울면서)
아무튼 여기는 콘이 없고 무조건 컵입니다. 맛 두 개에 2.5유로였어요!
그리고 대망의 두오모성당입니다. 여러분 이건 진짜 가서 보셔야 합니다. 저는 사진 한 석장 찍어보고 그냥 포기했습니다. 눈으로 보는것만이 능사입니다. 1200년대에 설계해서 1400년대에 완공이 되었고, 2018년 지금까지도 보존이 되어오고 있다니 이 건물이 조선왕조보다 오래된 거 아닙니까? 그 점이 저를 압도하더군요.
성당 안으로 들어가시려면 줄을 서서 티켓을 사거나 미리 예매해가시면 되는데요(18유로), 저희는 6시간밖에 시간이 없어서 그냥 바깥에서만 구경했습니다. 그치만 그걸로도 정말 충분하고 충분한 느낌이었습니다. 다음에 올때는 반드시 1박을 할거지만요!
Alamanni 역에서 Villa Constanza Tram T1(트램 종점이자 플릭스버스 정류장)까지 약 40분이 걸리는데, 시간이 애매하게 2-30분 정도 떠서 뭐하지 하다가 카페 질리로 들어왔습니다. 1733년에 생긴 카페라고 하니 이탈리아는 어딜가나 몇세기 정도는 훌쩍 넘나들 수 있습니다.
많은 이탈리아 식당 및 카페가 내부에서 식사할 경우 약간의 테이블 차지를 받는데요, 카페 질리의 경우 그 요금이 평균보다 더 비싼 편입니다. 커피 한잔을 서서 먹거나 테이크아웃 할 경우 1.5유로, 테이블에 앉아서 먹고갈 경우 4유로정도 합니다. 저는 에스프레소를, 친구는 무려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시켜서 먹었습니다. 아이스아메리카노는 6유로입니다.
메뉴판을 읽는 척 하며 컨셉사진도 찍어보았습니다. 바깥에 있는 회전목마 구경도 잘 했습니다.
카페 질리에는 300년의 전통이 담긴(아마도 담겨있겠지요?) 달달구리들도 잔뜩 파는데요, 티라미수 하나를 테이블에서 먹을 경우 9유로라는 놀라운 가격이어서 커피만 마시고 나왔습니다. 한두시간 있을 거면 전혀 아깝지 않았을 텐데 2-30분 있으면서 20유로는 너무하지 않습니까. 그나저나 내부도 그렇고 화장실도 그렇고 모든게 호텔 1성급 느낌인데, 그에 비하면 아이스 아메리카노 6유로는 저렴한 가격 아닙니까? 서울에서 좀 핫하다 하는 카페 가면 아이스아메리카노 5천원이니까. 역시 서울에서 살아남았다면 세계 어느 도시에 가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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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 플릭스 버스스탑에서 피렌체 중심부까지 걸리는 시간 40분을 제외하면, 피렌체에 체류할 수 있는 시간이 사실상 5시간 가량이었는데요, 그래도 티본스테이크도 먹고 미켈란젤로 광장도 올라가고 두오모 성당도 보고 커피도 마시고 할 건 다 한 느낌입니다. (울면서) 다음에 올 때는 무조건 1박을 해야겠습니다. 성당 내부도 둘러보고 피렌체의 모든 것을 즐겨보고 싶네요! 오늘의 여행은 답사였다고 생각해봅니다.
Arrivederci, Firen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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