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일 인 서울 - 올림푸스 뮤1060 / 세상 끝의 라멘
올림푸스 뮤 1060 / 세상 끝의 라멘
이탈리아 출국이 어느덧 2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필요한 물건들을 엑셀에 차곡차곡 정리하다보니 필름카메라 생각이 간절합니다. 지저분한 서울 골목의 한 귀퉁이를 찍어도 없던 향수병까지 만들어서 감염시키는 것이 필름카메라의 매력이지 않습니까. 가지고있던 필름카메라는 근 20만원을 주고 수리한 녀석임에도 아주 경미한 충돌사고로 인해 저세상으로 가버렸고 ... (그 돈이면 똑딱이 말고 수동으로 조절해서 쓰는 묵직한 필카를 살 수 있는데요) 또 필름값이며 인화값도 만만치 않고, 또 유럽에서는 인화를 못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감안하여 그냥 10년 전 디카 모델을 중고로 구매했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 마당에 10년 전 디카 모델이라면 또 그 나름의 맛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생긴 친구입니다. 아이폰 6보다 작은 사이즈입니다. 그냥 똑딱이로 들고다니면서 찍기 매우 편한 사이즈! 맥북에도 문제 없이 잘 연결돼서 연결포트만 잃어버리지 않는다면 불편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래 나오는 사진들은 모두 뮤 1060로 촬영한 무보정 사진입니다.
이렇게 한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입니다. 오늘 직거래 하고 합정역 들러서 여기저기 찍고 돌아다녀보았습니다 는 뻥이고 들어가서 밥 먹은 곳만 찍어봤습니다. 돌아다니면서 찍다가는 더위먹고 쓰러지겠어요.
요새 TASTY 랑 HANSE 님 영상 보고있는데, 그래서인지 gourmet에 대한 욕구가 대 폭발, 진짜 끝내주게 맛있는 게 먹고싶어서 여기저기 찾던 도중 '세상 끝의 라멘'이라는 라멘집을 발견합니다. 저는 '세계의 끝 라멘'인 줄 알고 검색해봤는데 그것은 김연수의 소설과 착각한 것이었고 '세상의 끝 라면'인가 했더니 '세상 끝의 라면' 이었습니다. 일본어 한자는 세계면서 왜 '세상'이라고 가져온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이쯤되면 한국은 한자문화권에서 빠져야하는 것이 아닌지 1초정도 고민해봅니다.
다른 블로그 글을 보니 '일식형 중화요리'라던가? 그런 라멘집이라고 하더군요. 첫 라멘의 소개를 보면 중화소바라고 하는데 얼추 맞는 거 같습니다. 라멘 사이즈를 고를 수 있다는 점 매우 선진적이군요. 저는 첫 라멘 레귤러로 가보았습니다.
젓가락은 일본식 일회용 나무젓가락입니다. 물은 아주 연한 보리차였고 보리차를 매우 좋아하는 저에게 매우 좋은 맛이었습니다.
드디어 등장한 라멘의 모습입니다. 김, 닭가슴살, 수비드 목살, 멘마가 얹어져 있습니다.
우리의 멘마 친구. 제가 이거 참 좋아하는데요 이름은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두괄식으로 말씀드리자면 진짜 whssk 맛있습니다. 진짜 맛있습니다. <일본식 중화소바>라는 퓨전 타이틀에 걸맞게 딱히 레퍼런스를 명확히 호명하기는 어려운 맛이지만요 진짜 맛있습니다. 저의 소울푸드 우육탕면의 바로 옆 자리 드리겠습니다. 제 2순위 소울푸드가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국물은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는 맛입니다. 부드러운 식감의 국물을 입 안에 굴리다보면 그 안에 들어있던 맛의 요정이 전두엽으로 재빠르게 침투, 요리왕 비룡의 두개골을 뚫고지나가는 맛 번개처럼 '맛있다!' 를 외치게 되는 매커니즘입니다.
수비드 목살은 그 어감에서 느껴지듯 매우 부드러운 맛이었습니다. 제가 더 궁금한 것은 닭가슴살 조리법입니다. 대체 어떤 방법으로 닭가슴살을 조리해야 닭다리살에서나 느낄 수 있던 부드러움을 닭가슴살에 적용시킬 수 있는 겁니까?
제가 많이 먹는 편이 못 되는데 레귤러 시키니 딱 잘 먹은 느낌입니다. 양 많으신 분들은 주저말고 라지 시키십시오.
위치는 합정역 2번출구 근처입니다. 자세한 위치는 지도 검색이 도와줄 예정입니다.
라멘 클리어 하고 끝내주게 맛있는 디저트가 먹고싶어 카페를 찾다가, 그냥 멀리가기 귀찮아서 가까운 빌리프 커피 로스터즈로 왔습니다. 합정역에 위치한 적당히 괜찮고 자리 많은 카페 찾으시면 빌리프커피로 오세요. 지하에도 넓은 자리가 있습니다.
구미를 당기는 친구들이 저를 반겨주네요. 만나서 진짜 반갑다 친구들아.
위의 친구들과 다정하게 인사를 나눈 것과는 별개로 저는 브라우니로 갑니다. 여기 오기 전에 Tasty 101 ultimate Brownies recipe를 감상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강간범 안희정이 무죄를 판결받은 날 입니다. 저는 민주당을 아주 오래 지지해왔고 또 그들을 대단히 신뢰하던 사람이었는데요. 심지어 더민당 당원이었습니다 ㅋㅋㅋㅋ 근데 이렇게 뒤통수를 쳐맞네요. 제가 낸 당비 중 일부는 남정치인들 룸살롱 다니면서 가슴 주무르는 데 썼겠지요. 개만도 못한 놈팽이들입니다.
뭐 사법부 판결에 좌나 우가 있는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적어도 안희정 본인이 '도덕', '민중', '서민', '평등' 같은 단어를 뒤집어 쓰고 이미지 메이킹을 했으면 아주 최소한의 책임은 져라 이겁니다. 왜 민중 평등 서민 타령하는 것들이 나서서 '여자는 민중이 아니다'는 명제를 강화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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