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의 요일 34] 세자매 여행 시작 - 베네치아
베니스의 요일 34
세자매 여행 시작 - 베네치아
2018/12/28 ~ 2019/01/01
대학생 세 자매가 모두 종강을 하고, 제가 있는 베네치아로 언니와 동생이 놀러왔습니다.
요새는 워낙 가이드북이며 블로그 글이 잘 되어있기 때문에, 둘이서 알아서 잘 오려면 올 수도 있었겠지만... 베네치아는 특히 처음 오는 사람들에게는 헷갈리는 요소들이 많은 동네기 때문에 제가 공항으로 마중을 나갔습니다. 나름대로 PARK이라고 적은 피켓도 들고있었습니다만, 출구가 두개인 바람에 엇갈려서 결국 전화로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였습니다. 대단히 반갑거나 대단히 어색할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이십 몇년을 함께 살았다보니 전혀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물씬 풍기는 익숙한 서울 바이브에 베네치아가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언니와 동생을 숙소에 데려다주고, 같이 리알토도 보고 산마르코 광장도 가고 젤라또도 먹고 첫째날을 보냈습니다.
둘째날은 무라노와 부라노에 가는 코스를 잡음으로써, 관광객으로서의 책무를 다했습니다.
그 전에 토놀로 근처에 있는 카페 돌체비타에 가서 이탈리아식 아침을 먹었습니다. 저는 기초 이탈리아어도 배웠고 또 친구들이랑 자주 갔던 카페라 해당 카페에 가는 게 전혀 어렵지 않았는데요, 확실히 관광객의 입장에서 보니 카페 이용이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우선 메뉴판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해서 영어가 통하긴 하는데, 들어가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지요. 왜냐면 바깥에서 보면 엄청 비싼 카페일 것 같기 때문에... 그리고 크루아상에 크림 필링을 추가할 수 있는데, 끝내주게 맛있습니다만 이 역시 모르는 사람은 절대로 알 수 없는 그런... 셋이 이렇게 먹고 10유로 안쪽으로 냈습니다. 이탈리아 카페는 몇백년 돼서 진짜 유명한 카페다-이런 거 아니면 비싸지 않습니다.
무라노에 가서 유리 공예작품을 보며 '우와아' 하는 손에 땀을 쥐는 시간을 가진 뒤, 부라노로 향했습니다. 지난번에 혼자 가서 '참 할 거 없는 동네군'이라는 깨달음을 얻은 뒤 언니와 동생에게 참 할 거 없는 동네다 라는 정보를 전달하였고, 관광을 마친 뒤 둘에게서 '참 할 거 없는 동네다'라는 의견을 수렴하였습니다. 젤라또는 참 맛있었습니다.
본섬으로 돌아와서 베네치아 주민 바이브로 스프리츠와 치케띠도 먹어보았습니다. 카나레조에 있는 이름모를 바인데요, 워낙 구석진 곳에 있는 바라 관광객은 0명에 수렴하는 곳입니다. 그래서인지 계산하려고 서있는 제 주위에서 '쟈뽀네제 치네제' 논쟁이 펼쳐져서 '소노 꼬레아나' 하려다가 너무 붐비고 정신없어서 말았습니다. 모쪼록 프로세코와 스프리츠는 역시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언니 동생과 함께 날아온 필름들! 이탈리아 곳곳에는 여전히 필름을 파는 가게들이 많은데요, 문제는 미친듯이 비쌉니다. 제일 기본적인 코닥200 36롤짜리 4.5유로. 물론 본섬에서는 6-7유로는 기본으로 넘고 메스트레에서 4.5유로였습니다. 필름카메라는 유지비가 많이 드는 취미면서도, 그 기다림의 시간이 참으로 매력적인 나머지 그만둘 수 없는 그런.
셋째 날에는, 교환학생 친구들에게 추천받은 레스토랑 '바 푸파 Bar Pupa'에 왔습니다. 이 역시 카나레조에 있는 레스토랑입니다.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한국인들 사이에서 엄청 인기있는 레스토랑! 해서 무려 한국어로 쓰인 메뉴판도 있습니다. 해당 메뉴판은 여기서 사귄 친구 B양(카포스카리 대학교 교환학생)이 쓴 거라는 재미난 사실도 곁들여 보면서.
무튼 15유로를 내면 음료 + 파스타or 피자or 햄버거 + 커피를 모두 즐길 수 있습니다. 맛도 꽤 괜찮은 곳!
(+) 이때 언니가 해리포터 얘기 해주면서 어떤 등장인물이 죽은 얘기를 해주는데, 그게 너무 슬퍼서 갑자기 울음바다 된 요사장ㅋㅋㅋㅋㅋ 갑자기 눈물이 찔끔 나는데 그게 너무 웃겨서 울면서 웃었던 곳이기도 하네요.
같이 리알토다리 옆에 있는 백화점 옥상에 올라가서 바깥구경도 하고 재미난 사진도 찍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사진은 뿔이 나느라 아파하고 있는 요사장입니다.
31일에는 아쿠아알타 북샵 가서 책구경 가게 구경 하고, 저만 아는 베네치아 고양이 명소에 가서 고양이들에게 작별인사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월 27일에 베네치아로 돌아올 예정이긴 하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베네치아를 떠난다고 생각하니 고양이들을 보러오고싶더군요! 저를 항상 좋아해주는 까만 고양이님을 무릎에 앉혀드리는 호사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이 날 산마르코 광장에서 본 새해 카운트다운 불꽃놀이가 정말이지 너무 멋지고 아름다워서 정말 눈물이 삐질 날뻔 했던.
로마에 와보고 다시한번 느끼는 거지만 베네치아는 '비교적' 안전한 동네였던 것 같습니다. 31일에서 1일 넘어가는 그 날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도 별 사고 없이 안전하게 집으로 잘 돌아왔습니다.
더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포스팅을 미루지 않기 위해 일단 이정도만 업데이트 해봅니다. 여행가는 동네들 쭉 타임라인에 맞춰 업로드 한 뒤, 나중에 하이라이트 정리 겸 여행 루트 추천 겸 더 자세한 포스팅도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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