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의 요일 32] 하루 종일 친구 생일 파티 2
베니스의 요일 32
하루 종일 친구 생일 파티 2
2018/12/22
H의 생일이었다.
H는 기숙사에 살고 나는 플랫에 사는데, 크리스마스 휴일에는 기숙사도 문을 닫아서 H가 우리집에서 며칠 지내기로 했다.
그리고 이 날 정말정말 너무 세상에서 제일 신나는 날이었는데, 드디어!! 전에 살던 플랫 방이 나간 날이기 때문이다!!!!!! 21일에 전 룸메이트 J에게 '룸메를 구했노라' 연락이 왔고, 이 날 메스트레 가서 집주인이랑 새로 살게될 사람이랑 위임장(?)을 쓰고 왔다. 좌절스러운 일이 너무 많아서 이거 이러다 잠수라도(...) 타야되는 것 아닌지 고민하던 주간이었는데. 마침 일이 잘 풀려서 너무 신이 났다.
이 광장은 메스트레 첸뜨로(Mestre Centro)에 있는 피아짜 페레또(Piazza Ferretto)라는 곳이다. 여기에는 엄청 큰 크리스마스 트리도 있고, 작지은 규모긴 하지만 크리스마스 마켓도 있고 해서 H랑 같이 구경왔다. H는 베네치아에 아는 사람이 많은데, H가 알고지내는 분이 여기서 공연을 한다고 해서 공연도 보고 갈 겸.
오늘도 분홍색 하늘이 예뻤다.
하늘이 매일 이 색일 순 없다는 게 아쉽기도. 하지만 아쉬움이야말로 인간의 동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마켓 구경도 다 하고 필름도 사고 그랬는데 공연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카페에 들어와서 잠시 커피타임. 나는 누뗄라 쨈이 들어간 쿠키를 시켰는데, 토놀로에 저거 살구잼 맛 쿠키가 진짜 엄청 맛있다.
그냥 돌아다니다가 만난 랜덤한 풍경
크리스마스 마켓은 밤이 되면 더 예쁘다. 여기에서 재이탈리아 한인회 분들이 합창 공연을 해서 (성악 전공하신 분들이라고 했다) 여기서 애국가도 듣고 이탈리아 가곡도 많이 듣고 왔다.
예수가 12월 25일에 태어났는지 어쨌는지는 성경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내용이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12월달에 큰 축제를 만든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다.
크리스마스 전후의 묘한 설렘이 아니라면 유럽의 겨울은 너무 차갑고 어둡고 울적하다. 이 겨울을 무사히 보낼 설렘과 기대감 같은 걸 심어주기 위한 공휴일 학자들의 묘책이 바로 크리스마스가 아니었을까?
돌아와서는 따뜻한 생일상(은 바로 내가 만든 닭고기 스프)을 차려 먹고, 마트에서 사온 케익도 먹었다. 이탈리아는 정말 의외로 조각 케익을 거의 팔지 않는다. 조각케익을 먹고 싶다면 조그마한 타르트를 사든지, 아니면 추운 겨울 바람을 해치며 조각케익 명소를 찾아 헤매든지 해야한다. 산타루치아 역 안에 어떤 카페에서 파는 거 딱 한번 보긴 했다.
아무튼 H의 생일을 축하하며, 드디어 집 문제가 해결된 것을 축하하며, 크리스마스 휴일의 따뜻한 느낌을 축하하며 하루를 보냈다.
copyright 2018. 박요일 all rights reserved
'2018, 2019 유럽 > 베니스의 요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니스의 요일 번외] 한 해 리뷰 및 신년의 요일에게 (1) | 2019.01.02 |
---|---|
[베니스의 요일 33] 크리스마스, 프랑크프루트의 요일 (0) | 2018.12.28 |
[베니스의 요일 31] 십이월 파티 (0) | 2018.12.26 |
[베니스의 요일 30] 본 조르노! (0) | 2018.12.24 |
[베니스의 요일 29] 베네치아 라 페니체 Teatro la Fenice (0) | 2018.12.22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베니스의 요일 번외] 한 해 리뷰 및 신년의 요일에게
[베니스의 요일 번외] 한 해 리뷰 및 신년의 요일에게
2019.01.02 -
[베니스의 요일 33] 크리스마스, 프랑크프루트의 요일
[베니스의 요일 33] 크리스마스, 프랑크프루트의 요일
2018.12.28 -
[베니스의 요일 31] 십이월 파티
[베니스의 요일 31] 십이월 파티
2018.12.26 -
[베니스의 요일 30] 본 조르노!
[베니스의 요일 30] 본 조르노!
2018.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