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쎄 또 한 번
내가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 인간 부류를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들
덧없이 어울려서 시덥잖은 얘기가 끝나갈 때쯤 서로의 음악 취향을 물어보고 그렇게 대화가 끊이지 않으면서, 친구의 친구와 친구가 되고 서로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 일들. 본인 자랑이 끝나면 다음 사람이 자기 자랑을 하고 이상한 대화가 이상해질 때쯤 찬바람을 쐬러 나가 더 이상한 얘기를 듣거나 인생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좁은 땅이든 넓은 땅이든 한 자리씩 차지하고 본인의 온전한 두 발로 서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인간은 언제든 나를 배신할 수 있다
고는 하지만 당장은 이 명제를 믿을 필요 없으니까 일단은 현재를 즐기는 건 어떨까ㅡ하는 생각을 굳이 굳이 꺼내지 않고도 나는 현재를 즐기고 있었다. 그곳에 아무도 없다는 듯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들 처럼
나는 너희들을 많이 좋아했고 보고싶을 거야
여전히 좋아하고 있고 종종 볼 거지만 말이야. 이런 느끼한 얘기를 해도 신경도 안 쓰거나, 소중히 마음에 담아줄 것 같은 사람들이다.
잠들고 싶지 않은 붕 뜬 마음과 함께
학창시절이 끝났다.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적으로는 선생님 혹은 교수님의 자리가 공석이라는 것이, 정말로 어른이 되어야할 때가 왔다는 것이, 내가 하는 선택의 무게가 훨씬 무거워졌다는 것이,
딱 생각했던 것 만큼 많이 아쉬우면서도
또 많이 기대가 된다.
이제 달리던 도로에는 가로등이 꺼졌지만
내 차에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고 내가 트는 노래를 내가 하는 말들과 행동들을 좋아해줘서 응원해줘서 고마운 마음.
그런 한해가 끝나가고 있다.
'취미 > 퍼블릭 일기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림캐쳐가 제발 일좀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0) | 2020.02.12 |
---|---|
20200130 02:11 (0) | 2020.01.30 |
MoMA, West 53rd Street | 뉴욕여행 필름 사진 (0) | 2019.12.05 |
뉴욕의 공원들, 뉴욕여행 필름 사진 | Olympus IZM 300 (2) | 2019.11.30 |
내가 보고 온 뉴욕, 맨하탄의 원근 | Olympus IZM 300 (0) | 2019.11.25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드림캐쳐가 제발 일좀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드림캐쳐가 제발 일좀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2020.02.12 -
20200130 02:11
20200130 02:11
2020.01.30 -
MoMA, West 53rd Street | 뉴욕여행 필름 사진
MoMA, West 53rd Street | 뉴욕여행 필름 사진
2019.12.05 -
뉴욕의 공원들, 뉴욕여행 필름 사진 | Olympus IZM 300
뉴욕의 공원들, 뉴욕여행 필름 사진 | Olympus IZM 300
2019.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