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요일] 바티칸 반일투어 후기 및 이후 일정
로마의 요일
바티칸 반일투어 및 이후 일정
2019/01/02
1월 2일,
언니가 한국에서 예약해둔 바티칸 투어를 위해 아침부터 서둘러 나왔습니다. 유로자전거나라에서 3만원에 예약했고, 당일에 입장료로 18유로를 더 지불하였습니다 (학생할인). 결론부터 말하자면 투어를 예약한 건 정말 잘한 일이었습니다. 원체 바티칸 내부에 볼 것도 많고 사람도 많다보니, 전문가가 이끄는 대로 다니는 게 편하고 좋았습니다. 작품에 얽힌 역사나 이야기를 듣는 것 또한 재밌었습니다.
(+) 바티칸 반일투어 후기 및 이후 일정 요약은 맨 아래에 적어두었습니다!
날씨가 정말 좋았던 하루였습니다. 바티칸 입장하기 전에 바깥에서 사진 한방 찍어보았습니다.
'바티칸'이라는 이름은, 이 언덕에 점쟁이가 많이 살아서 지어졌다고 합니다. 종교인과 점쟁이의 차이는 종이 한장차이라는 걸 암시하고 있는 것 같기도 했던.
솔방울 광장에서 솔방울을 보기도 했습니다. 이게 왜 유명한지 설명을 듣긴 했는데, 이날 너무 많은 걸 다양하게 보고 듣고 배웠더니 까먹어버렸습니다.
바티칸 박물관 내부에는 이런 조각상이 너무나도 흔해서 정신을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지나치게되는 작품이 아주 많습니다.
좌측은 조각이고 우측은 그림.
이곳 회랑에 조각인 것처럼 보이는 천장벽화가 있었는데 정말 넋놓고 바라보았습니다. 물론 넋을 진짜로 놓고있다가는 인파에 휩쓸려 가이드를 놓치게 되기 때문에 말하자면 그랬다-는 것입니다.
여기저기 엄청나게 컴팩트한 속도로 설명도 듣고 감상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 유명한 아테네 학당 그림도 보고, 천정벽화도 보고, 라파엘로 그림도 보았습니다.
요즘 읽고있는 책 <히트 메이커스>에서 언급되는데,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더 좋다고 느낀다고 합니다. 아테네 학당은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시간에 배웠어서 '우와!'했지, 아니었으면 그냥 그런갑다 하고 넘어갔을 것 같습니다.
그 유명한 성 베드로 성당도 구경했습니다. 바티칸 법으로 이 성당보다 더 큰 성당은 지을 수 없다고 합니다. 이 안에 그 유명한 피에타 상도 있어서 멀찍이서 구경도 해보고... 반짝거리는 건 다 금이라는 충격적인 소식도 접해보면서...
어쩐지 바티칸에 있으면서는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의 가르침보다는, 이거 완전 호그와트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었습니다. 로마사와 바티칸의 뒷이야기를 듣자니 <역사>혹은 <종교>라기 보다는 일종의 판타지 세계관 같기도 했구요. 마리아, 예수, 베드로같은 인물보다는 드래곤의 뼛조각같은게 있어야할 것만 같았습니다.
아침 일곱시에 모여서 시작된 바티칸 반일투어는 오후 1시 30분 경에 종료되었습니다.
바티칸 박물관을 지나서, 천장벽화가 있는 뭐시기 성당에 가서 천장을 보느라 뒷목이랑 등허리가 뽀개질 뻔 하다가, 성 베드로 성당에 가서 압도당하는 기분도 느꼈다가. 봐야할 거, 공부해야할 거, 재미난 뒷이야기들이 정말정말 많아서 투어 자체는 시간이 정말 빨리 갔습니다. 문제는 다리가 정말 뽀개질 듯 아팠다는, 육신에 갇힌 영혼의 본질적 한계뿐이었습니다.
투어가 끝나고, 날씨가 너무 좋은 고로 쿠폴라에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계단만 이용하면 8유로, 중간까지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10유로인데요, 저는 2유로 더 내고 육신을 건강하게 보존하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엘레베이터 타고 중간까지 올라간 거 아니었으면 정말 중간에 올라가다가 모든 걸 포기하고 번지점프로 내려오고 싶었을 겁니다.
모든 여행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꼭대기에 올라가서 도시를 전망하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쿠폴라에 올라가면 돔 위를 뱅글뱅글 돌면서 바티칸 전경을 360도로 관람할 수 있는데요, 그게 아주 재미났습니다.
바티칸을 나오며...
하루종일 날씨가 끝내주게 아름다웠습니다만, 투어 끝나고 쿠폴라 위에 올라갔다온 뒤 제 발바닥과 두 다리는 거의 빈사상태였습니다. 평소에 많이 걷는 편이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힘들 일인가?'라고 생각했다가, 로마의 바닥은 심히 울퉁불퉁 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저의 신체적 고통의 당위성을 획득했습니다.
//
여기서부터는 투어 이후, 바티칸을 나와서 돌아다닌 내용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바티칸 투어 이후에는 무리한 일정은 잡지 마십시오. 정말이지 너무 힘듭니다. 저도 핀초언덕 올라갔을 때 쯤 모든 걸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날씨는 좋고 로마는 예뻐서 이렇게 말도안되는 거리를 걸었습니다. 욕심을 버릴수록 좋습니다. 걷기엔 멀고 버스타기엔 애매해서 결국 걷게되기 때문입니다.
1 바티칸 - 2 산탄젤로 - 3 포폴로 광장 - 4 핀초 언덕 - 5 스페인 광장 - 6 트레비 분수 - 7 판테온
1번과 2번 사이, 산탄젤로 가기 전 근처 수제햄버거 집에서 긴급 칼로리 충전을 했습니다. 그리고 5번과 6번, 스페인 광장에서 트레비 분수 가기 전에 맥도날드에서 2차 칼로리 충전을 했습니다.
바티칸에서 나와서 쭉 걷다보면 산탄젤로 성당이 나옵니다. 물론 안에 들어갈 기운은 없었기 때문에 바깥에서 쳐다보며 '우와아' 하는 시간을 잠시 가졌습니다. 그 근처 경치도 정말 멋지고 버스킹하는 분도 있고 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위의 사진은 산탄젤로 성당은 아니고 산탄젤로에서 포폴로 광장 가는 길에 봤던 멋진 풍경입니다.
무슨 건물인지는 모르겠지만, 걷고 걷고 또 걷게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하늘은 파랗고 건물은 분홍색으로 물들고있기 때문에 산책아닌 산책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오벨리스크가 있는 저 곳이 포폴로 광장이고, 이 사진을 찍은 곳은 핀초언덕입니다. 포폴로 광장과 핀초 언덕이 붙어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포폴로 광장 가는 길에 재미난 가게도 많고 건물도 멋져서, 딱히 뭘 보러 간다기 보다는 그쪽 동네를 향유하러 가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눗방울 만드는 아저씨 구경 및 비눗방을 보고 신난 애기 구경도 공짜로 할 수 있습니다.
거짓말같은 색으로 물들어가는 로마의 해질녘
이탈리아에 지내면서 무식한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서 정이 탈탈 털려갈 무렵 로마에 와버린 것입니다. 베네치아보다 예쁜 동네가 있을까? 생각했는데 로마 이녀석의 아름다움이 아주 막강했습니다. 괜히 로마 로마 하는 게 아니구나를 깨달았습니다. 볼 게 너무 많고 너무 예뻐서 3박 4일로는 너무 아쉬웠던 동네. 이곳에서 한달살기... 까지는 너무 길고 2주 정도 살아보고 싶습니다.
사진이 흔들리긴 했는데, 이 당시의 색감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진이라 첨부해보았습니다. 핀초언덕에서 스페인 광장 가는 길.
포폴로 광장 - 핀초언덕 - 스페인 광장 이렇게 세 군데는 굳이 구글지도 안 켜고 가도 될 만큼 길이 직관적으로 이어져있습니다. 여러 길 중에 제일 사람 많고 제일 예쁜 길로 가면 됩니다.
스페인 광장에 있는 이름은 까먹은 성당! 그리스 로마 신화의 그 로마답게 아무 성당이나 들어가도 내부가 정말 멋집니다.
스페인 광장에는 여러 명품샵이며 옷가게, 카페, 젤라떼리아 등 재미난 가게들이 많이 있어 구경하기 좋습니다. 물론 체력이 남아있다면 말입니다.
저는 가게 구경을 좀 해보려다가 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언니랑 동생이랑 맥도날드에 가서 긴급 칼로리 수혈을 받았습니다.
저녁을 먹고 기운을 차리고 젤라또 가게 지올레띠 방문! 프라골라(딸기)맛이랑 노쫄라(헤이즐넛같은 거)맛 주세요, 하니까 이탈리아인 직원이 '똴귀뫗?'해서 웃겼던 곳. 위에 생크림도 얹어주었습니다. 생크림 썩 좋아하진 않지만 공짜여서 맛있게 먹는 척 했습니다.
언니랑 동생은 GG치고 숙소로 돌아가고, 저는 트레비 분수와 판테온을 보러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요사장 제발 숙소로 돌아가서 쉬어! 라고 저의 신체가 말하고 있었으나, 제 뇌는 트레비 분수랑 판테온을 보기를 원했습니다. 해서 트레비 분수 앞에도 괜히 가보았습니다. 사람이 엄청 많다고 들었는데 저녁이라 그런지 사람은 생각보다 많이 없었습니다.
판테온 내부는 운영시간이 끝나서 들어가볼 수 없었지만, 바깥 구경을 했습니다. 결국 다다음 날에 내부에도 들어가보았는데, 듣던대로 꽤 멋진 곳이었고 역사를 알고 왔으면 더 재밌었겠다는 생각이 또 한번 들었습니다.
이렇게 긴긴 하루가 끝났습니다!
// 요약 //
바티칸 반일투어 정말 힘들다. :: 그치만 재밌다. 초콜릿이나 쿠키처럼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고 몰래 꺼내먹을만한 간식을 가져갑시다. 취식이 당연히 금지이기 때문에 (카페테리아가 내부에 있긴 합니다) 수업시간에 몰래 먹을 수 있는 간식 감성을 가득 담아봅시다. 신발은 밑창 두꺼운 트레킹화가 베스트.
반일투어 이후 일정 :: 1 바티칸 - 2 산탄젤로 - 3 포폴로 광장 - 4 핀초 언덕 - 5 스페인 광장 - 6 트레비 분수 - 7 판테온 :: 전부 다 갈 필요 없습니다. 핀초언덕까지만 다녀와도 GG치고 숙소로 돌아가고 싶어집니다. 저는 사서 고생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판테온까지 찍고 숙소로 돌아갔으나, 다음날 체력과 앞으로 남은 모든 유럽 여행 일정을 위해 체력을 비축합시다.
copyright 2018. 박요일 all rights reserved
'2018, 2019 유럽 > 유럽 여기저기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리 4박 5일] 파리 17km 돌아다닌 하루 일정 (0) | 2019.01.22 |
---|---|
로마에서 폼페이, 아말피, 소렌토! (feat. 유로자전거나라 남부환상투어) (0) | 2019.01.10 |
버스센터 이탈리아 Buscenter.it 후기 (feat. 생각보다 괜찮았다!) (0) | 2019.01.04 |
부다페스트 필름카메라 카페 : 아날로그 카페 (Analog Cafe) (0) | 2018.11.27 |
부다페스트 3박 4일 여행 :: 내가 갔던 부다페스트 카페 (0) | 2018.11.27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파리 4박 5일] 파리 17km 돌아다닌 하루 일정
[파리 4박 5일] 파리 17km 돌아다닌 하루 일정
2019.01.22 -
로마에서 폼페이, 아말피, 소렌토! (feat. 유로자전거나라 남부환상투어)
로마에서 폼페이, 아말피, 소렌토! (feat. 유로자전거나라 남부환상투어)
2019.01.10 -
버스센터 이탈리아 Buscenter.it 후기 (feat. 생각보다 괜찮았다!)
버스센터 이탈리아 Buscenter.it 후기 (feat. 생각보다 괜찮았다!)
2019.01.04 -
부다페스트 필름카메라 카페 : 아날로그 카페 (Analog Cafe)
부다페스트 필름카메라 카페 : 아날로그 카페 (Analog Cafe)
2018.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