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자본 창업일지 02 / 동대문 사입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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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자본 창업일지 02
동대문 사입 후기
박요일의 책읽는 도서관장 박요일입니다. 지난 5월 4일, 팔자에도 없는 줄로만 생각했던 창업을 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소자본 창업일지에서는 난생 처음 창업 해보는 저의 경험담을 상세히 읊어보려고 합니다. 제 사업의 성패와 관계 없이 여러분에게 좋은 인사이트를 남기는 포스팅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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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1일 금요일, 말로만 듣던 <동대문 사입>을 위해 아침 일찍 동대문으로 출발합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자체제작 양산을 만들고 싶어서 주로 인터넷 도매업체를 찾아보았습니다. 100개 단위로 살 수 있는 건 회사명 프린트해주는 기념품 우산 제작 정도이고, 나중에 알고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자체제작을 하려면 최소 만개는 찍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제가 만개를 언제 다 팔고 이탈리아에 가겠습니까. 그냥 도매 시장에서 떼와서 팔기로 마음을 정했습니다.
사전에 알아본 결과, 제가 사려고 하는 우산 및 양산은 평화시장 1층에 있다고 해서 평화시장을 찾아서 출발합니다. 동대문 시장은 밤 10시부터 영업을 한다고 듣긴 했지만, 어두울 때 가서 길잃고 헤매느니 문을 열지 않았더라도 지리를 익히는 차원에서 대낮에 가기로 합니다.
평화시장 가는 길은 어렵지 않습니다. 동대문역 사번출구로 나오셔서, 나오자마자 있는 골목으로 우회전 후 직진입니다. 저도 처음에 신평화, 동평화, 청평화, 벨포스트, 두타 뭐가 엄청 많아서 블로그 여럿 찾아봤는데도 너무 헷갈렸습니다. 근데 이게 한번 가서 눈으로 보면 길이 '생각만큼' 복잡하지 않습니다. 위에 화살표대로 청계천 다리까지 건너시면 <평화시장>이라고 큼지막하게 써있는 간판이 보입니다. 첫 사입이라면 밝을 때 가셔서 길을 미리 익혀두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밤 10시부터 매장 연다고는 하지만 낮에도 열린 매장이 꽤 많으니까 분위기 파악하실 겸 낮에 미리 답사해보시길 추천합니다.
길건너 보이는 저 곳이 제가 가야할 곳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사입하고자 하는 상품이 의류가 아니라 패션잡화기 때문에 애초에 취급 매장이 많지 않아서, 엄청나게 많이 발품 팔아야되는 건 없었습니다. 제가 둘러본 우산 매장이 세 군데인데 세 곳 모두 낮에도 영업을 하셨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거의 24시간을 운영하시는 것 같습니다.
낮에 가서는 매장 위치만 파악해두었습니다. 제가 낮 11시쯤 갔는데 우산 매장이 모두 열려있어서 도매가를 여쭤볼 수도 있었으나, 살짝 쫄아서 그냥 쓸데없는 것만 물어보고 돌아왔습니다. 어차피 사입하러 간 것이 아니라 분위기파악 하러 간 것이었기 때문에 큰 성과라고 생각하며 밤 10시에 다시 돌아오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양산 가격을 정리합니다. 그동안 도매사이트 둘러보면서 쓸만한 것만 '상품명/컬러/판매가/링크' 해서 정리해 둔 에버노트장입니다. 대충의 가격비교와, 괜찮은 사이트가 어디인지 정도를 체크하려고 정리해둔 노트입니다. 당장 몇시간 후에는 사입을 해와야하기 때문에 노트를 슬슬 정리했습니다.
제가 구상해둔 쇼핑몰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온라인 도매 양산 네 개정도를 추려서 위의 메모 1번에 정리했습니다. 첫 시작이니 만큼 물건을 직접 만져 보고 사고 싶어서, 동대문이 인터넷보다 비싸더라도 동대문에서 사오겠다! 하고 갔으나 동대문이 인터넷보다 더 싸더군요. 물론 디자인은 인터넷이 다양합니다만, 인터넷 도매는 100개부터 구매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첫 시작에는 적절하지 않은 방안이지요.
2번 빨간 글씨로 적은 부분은 직접 동대문 돌아다니면서 적은 내용입니다.
밤 10시에 다시 갔을 때 문을 열지 않은 매장이 많았고, 심지어 낮보다 한가해서 이게 뭔가 어리둥절하긴 했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조금 쫄아서 괜히 담배 한대 피우고 들어갔습니다. 담배냄새 나면 저의 '쫄았음'을 감출 수 있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넓은 세상으로 발을 딛기 전에, 동대문 사입 전문가분들의 포스팅을 찾아보았습니다. 도매상인 분들은 누가 초짜고 누가 전문간지 한눈에 알아본다고 하시더라구요. 저는 전문가인 척 할 사전지식조차 없었기 때문에 그냥 기웃기웃 거리다가 '쇼핑몰 처음 시작해요*^^*'를 처음부터 말하고 이것저것 둘러봤습니다. 상인들과 기싸움 해야된다, 도매가도 거짓말로 부른다, 등등의 안좋은 얘기도 가끔 봤지만 저는 그런 일 겪지 못했습니다. 의류가 아니다보니 그런 걸 수도 있구요. 사이즈나 색깔이 의류만큼 다양하지 않으니까요. 시장 자체도 의류보다 크지 않기도 하고 등등.
이번 사업에서는 무조건 여자 사장님한테서만 산다! 고 다짐했습니다. 첫번째 들린 매장은 남자 사장님이어서 그냥 궁금한 것만 이것저것 물어보고 나왔습니다. 첫 매장에서 구매하는 건 바보짓이기도 하고요. 두번째 매장은 여자 사장님이셨는데, 앞서 본 매장과 비슷한 제품을 천원 싸게 파시길래 다음 매장 들르기 전에 20개 구매했습니다. 처음 말씀해주신 도매가가 너무 분명하게 '그것보다 싸게 파는 건 불가능할' 것같은 가격인 데다가, 낮에 한번 둘러봤을 때 우양산 도매 매장이 세 군데밖에 없음을 알고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세 번째 매장에 제가 딱 찾던! 까지는 아니고 컨셉에 딱 맞는 양산이 있길래 거기서도 30개 구매했습니다.
5단 양산은 어디에 있나요, 쇼핑몰은 처음하는 거라서요, 펴봐도 되겠습니까, 이거 진짜 마음에 드네요, 이거랑 이거는 가격이 어떻게 되나요, 와 우산을 어쩜 그렇게 잘 접으세요, 몇 개부터 사면 도매가로 살 수 있나요 등의 문장을 구사하여 어렵지 않게 첫 사입 성공입니다.
들어가기 전에는 엄청 쫄아서 쭈뼛쭈뼛 했는데, 막상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입을 여니까 아무렇지도 않더라구요. 신은 저에게 대범함을 앗아가시고 뻔뻔함을 주셨습니다.
살거 다 사고 나니까 목이 어찌나 타던지요. 근처에 카페에서 아이스티로 목을 축이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음료수까지 한잔 하고 나니 늦은 밤이 되어서 택시를 탈까 했는데, 아차차. 이곳은 서울이었던 것입니다. 밤 12시가 넘어서도 버스가 다니는 금요일 밤의 서울. 그냥 버스타고 왔습니다.
쇼핑몰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 모두모두 화이팅! 을 외치며 이번 포스팅을 마무리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네이버 스토어팜 시작 및 사업자등록증 발급에 대해 쓰겠습니다.
첫 사입 기념 동대문 사입 산지직송 TIP
1. 처음이라고 말하자
2. 도매로 살거라고 말하자. 미리 말하지 않고 둘러보고 있으면 소매가로 부르심.
3. 흥정은 할 필요 없다. 인터넷에서 가격 조사 하고 동대문 가면 된다.
4. 사입 전에 사전 답사를 한번 하자
5. 거래는 당연히 현금이니 미리미리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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