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금주 담금기 03. 청포도 담금주 실패기
담금주 담금기 03. 청포도 담금주 실패기
어느덧 세번째 담금주입니다.
파티가 끝나고 ... 아침에 일어나 가방을 열어보니
담금주를 담그겠다고 빈 앱솔루트 병을 두개나 챙겼습니다.
이때 상당한 만취상태였는데 그 와중에 웬 삼다수 빈 병까지 챙겨온 제가 너무 이상하고 신기했습니다.
친구랑 같이 택시타고 집에 왔는데, 제가 걸을 때마다 가방에서 공병 부딪히는 소리가 나서 웃겼다고 했습니다.
뚜껑도 챙겼어야하는데 미처 거기까지 고려할 정신은 없었던 모양입니다.
끓는물에 병을 소독하는 과정까지는 멋지게 완수했지만, 여기에 맞는 뚜껑을 찾아주는 과정에서 실패를 거듭했습니다.
남아있던 코르크로 어찌저찌 해볼 생각이었는데, 여기서부터 비극은 시작되었습니다.
아무튼지간에 이번에도 주둥이가 좁은 병을 선택했으므로, 이번 과일은 청포도입니다. 마침 세일 중이었습니다. 야호!
잘 씻어서 물기를 말려줍니다.
일하는 동안 먹을 새참도 부지런히 준비해주었습니다.
청포도의 물기를 제거하며 먹는 파스타! 엄청 맛있지는 않았고 그럭저럭 먹을만 했습니다.
청포도를 송송 넣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깔대기를 샀습니다.
이면지를 돌돌 말아 설탕을 붓던 과거의 저와는 이제 이별입니다.
설탕을 먼저 대충 붓고 술을 부어줄 것입니다.
이번에도 역시나 계량은 야매로 대충 해줄 생각입니다.
설탕에 버무려진 과일 위로 술이 들어가는 장면이 너무 예뻐서 담금주를 계속 담그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나름대로 완성은 완성입니다.
친구에게 자랑했더니 올리브 담갔냐고 물었습니다.
뚜껑은 코르크를 비닐에 싸서 대충 끼워넣었는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진공포장을 하기 위해 코르크를 꽤 안으로 밀어넣어야했는데, 그것까지는 고려하지 못하고 술을 너무 많이 부은 것입니다.
과일을 담그면 과일 안에 있던 수분이 뿜어져(?) 나오면서 물이 높아지는데,
코르크가 완전히 꼭 맞는게 아니다보니...
며칠 뒤 확인해본 바에 따르면 술이 좀 샜습니다.
부패하지는 않기를 바래봅니다 흑흑
여태까지 담근 것 중 가장 예쁩니다.
비록 뚜껑은 엉망이지만
친구가 가져다주었던 와인박스 안에 넣어 특별우대를 해주었습니다.
청포도 담금주야 힘내! 썩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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