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동안 있었던 일 중 좋았던 일들
5/11/토요일
이 날은 미세먼지가 꽤 심한 날이었는데, 그딴거 이제 모르겠고 좀 뛰면서 땀을 내야만 하는 날이었다. 한강에 내려가서 한참을 걷고 뛰고 했는데 오랜만에 신은 신발이 불편해서 안해도 될 고생을 하기도 했던 날.
내가 캘리포니아에 살고싶은 이유는 딱 하나 날씨 때문이다. 나는 날씨에 따라 성질머리가 크게 달라지기고, 내가 하려고 마음 먹은 일을 기상상황 때문에 못하게 되면(ex. 자전거 타고 싶은데 미세먼지 폭탄이라 못탐) 기분이 크게 상한다. 날씨나 기상상태가 심도깊게 빡치는 점은 내가 뭐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없다는 거다. 내가 열심히 노력한다고 안좋은 날씨를 좋게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이주를 해야만 하겠고, 365일중 350일동안 날씨가 좋다는 캘리에 꼭 가야겠다.
그건 그렇고 아카시아가 피었다가 이제는 다 져버렸다.
아카시아는 라일락보다 더 자기주장이 강력해서, 꽤 멀리 떨어져 있는 아카시아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 꽤 큰 아카시아 군락이 있는데, 거기 아래 벤치에 앉아있으면 신선 놀음하기 딱 좋다. 물론 거지같은 미세먼지 때문에 앉아있을 기회가 많이 없긴 했다.
어영부영 하는 새 장미도 한가득 피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는 (6월 15일) 초라하게 다 졌고 능소화가 새로 폈다.
5/20/월요일
날씨가 정말 말도 안되게 좋았다.
한국에서는 하늘이 아무리 파래도 채도 낮은 하늘색까지밖에는 안되는데, 이날은 포토샵으로 채도를 쭉 올려놓은 것처럼 파란 하늘이라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이탈리아에 살 때는 정말이지 스트레스가 0에 수렴했었다. 물론 가끔 스트레스수치가 올라가는 날도 있었는데, 금방 누그러졌다. 나는 그게 바쁘지 않고 꼭 해야만 하는 일이 없어서라고 생각했는데, 이날 알았다. 그건 날씨 때문이었다. 한국에서도 이런 날씨가 계속 된다면 정말 재밌게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럴리가 눈꼽만큼도 없으니까 영어공부며 중국어공부를 게을리 할 수가 없다. 나는 더 좋은 데서 살거다. 반드시.
5/21/화요일
이날은 야외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12시에 수업이 끝나고 점심을 먹고 치과에 갔다가 4시까지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으로 가는 일정이었는데, 이날 생각보다 치과 진료가 빨리 끝나서 근 2시간이 비는 상황이었다. 날씨가 좋길래 치과가 있는 서대문에서 경복궁까지 걸어가기로 결심! 게으르게 걷던 중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무슨 전시가 있길래 괜히 한번 가봤다. 노트북이며 책이며 가져온게 없어서 카페에 가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정말 놀랐던 점은... 한국인들이 이렇게 한가하던가?에 대한 충격이랄까. 화요일 오후 2시에 사람이 이렇게 많을 건 뭐란 말인가? 작품을 보는 건지 사람을 보는 건지 모를 관람을 하고 왔다.
전시는 뭐 그냥 그랬다.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체험장이 있길래 나도 그림을 그려보고 왔다.
랜덤한 사진들
5/23/목요일
이날은 팬사인회를 했다.
유머라는 건 상황의 미스매치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대단히 진지한 표정으로 헛소리를 한다거나, 우스꽝스러운 말투로 진지한 얘길 한다거나 뭐 그런...
그런 점에서 나의 팬사인회가 아주 맘에 들었다. 무려 '초인기 유튜버 박요일 팬싸인회'라니 이 얼마나 시건방질 틈도 없이 재미난 일인가.
좀 더 열심히 그리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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