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17일 신촌 홍대 합정
2019.04.18
요며칠 날씨가 계속 좋다. 여기가 정녕 남한이 맞는가 의심스러워 당황스러울 정도로 말이다. 나의 오랜 습성 중 하나는 날씨가 좋으면 어디든 쏘다닌다는 점이다. 베네치아에서는 거의 모든 날이 좋았기 때문인지 거길 생각할 때마다 일종의 향수병 증세가 도진다. 아직도 그 새파란 하늘아래 피아짤레 로마에서 산마르코 광장 가던 길, 산마르코 광장에서 집에 돌아가던 길, 세인트 엘레나 공원에 가는 길 등을 머릿 속으로 복기하곤 한다. 외솔관 뒤편으로 풀냄새 흙냄새를 잔뜩 맡을 수 있는 산책길 같은 데가 있다. 우연히 거길 올라 새소리 바람소리 흙밟히는 소리 등을 듣고 왔다. 부드러운 바람이 불고, 저 너머로 흐릿하게 들리는 도시의 소음, 새소리, 다람쥐가 움직이는 듯한 소리를 들으며 원서를 소리내며 읽었는데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