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미니멀리즘 : 라이트폰2 구매
디지털 미니멀리즘 : 라이트폰2 구매
유튜브를 돌아다니던 도중, 내가 옛날부터 관심 가져왔던 '디지털 미니멀리즘'에 대한 영상을 몇 개 만나게 됐다. 소위 디지털 디톡스라고 불리는 전자제품/인터넷 적게 쓰기 운동에 대한 영상들이 추천 목록에 쭉 떴다.
스마트폰을 산 뒤로 다른 건 다 둘째 쳐도 집중력이 가장 문제였다. 뭘 해도 집중력이 5분을 못 가고, 휴대폰 들어가서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인 시덥잖은 정보들을 들락거린다. 핸드폰 사용시간을 좀 줄여야겠다- 하다가도 결국 이 핑계 저 핑계로 실패하기 일쑤, 특단의 조치로 폴더폰(스마트폰 기능 지원 함)을 중고로 샀는데, 유심칩 문제로 구석에 쳐박아 둔지 오래다. 사람이 좀 심심해야 그림도 그리고 상상력도 발휘하고 글도 쓰고 하는 건데, 스스로에게 따분할 틈을 안 주니 참 문제다- 생각하면서도 핸드폰을 자꾸 들여다본다.
그러던 참에 유튜브 재생목록에 떴던 영상 중, JELLY, NOKIA 3310, PUNKT MP 01, THE LIGHT PHONE 이렇게 총 네 가지 핸드폰 리뷰 영상을 봤다. 기존의 스마트폰이 고도의 기능성과 통합성(카메라+사전+엠피쓰리+전화기)을 매우 강조한다면, 이 친구들은 그 시류에서 한발짝 벗어나 있다. 일부러 쓰기 불편하게 만들고, 일부러 적은 기능을 탑재해서 스마트폰을 '적당히' 사용하고 싶은 소비자를 노린 녀석들이다. 그리고 나는 저 라이트폰에 마음을 빼앗겼다.
내가 본 영상 제목과 링크
" Smartphone detox with minimalist phones "
최대한 적게 사용하도록 디자인됐다고 한다. 고맙다.
위의 영상에 나오는 라이트폰은 버전 1이다. 라이트폰1은 오직 전화만 가능하다. 야 그래도 문자는 하고 살아야되지 않겠냐, 따지고 보면 고대 벽화도 그때 그시절의 문자메시지 아니었겠냐, 하는 피드백이 오고간 것인지, 이번에 내가 구매한 라이트폰2는 문자메시지도 된다! 더 놀라운 건 알람 기능까지 탑재되어있다! 이거 너무 스마트한 것 아닌가 걱정될 지경이다.
원래 400 달런데 왠진 모르겠지만 300달러에 살 수 있음
그치만 지금 산다고 지금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일종의 텀블벅 같은 것이 진행중이고, 한국에서 수령할 시 배송비 $35가 추가되어 $335에 구매 가능 하며, 수령은 내년 4월쯤에 가능하다고 한다. 내년 4월까지 어떻게 기다리란 말인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와는 관계 없는 걱정이다. 나는 내년 2월까지 베네치아에 있을 거기 때문에 사실상 2달만 기다리는 기분을 낼 수 있다. 야호! (울면서)
여자라면 블랙이지
그나저나 이 라이트폰은 마케팅의 신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까지 벽돌 폰을 40만원 씩이나 주고 살 이유가 뭐란 말인가? 이 돈이면 문자 전화 알람 받고 카메라까지 지원하는 아이폰7을 (중고로) 살 수 있다. 게다가 나는 굳이 이 친구를 살 필요가 없는 것이, 이미 가지고 있는 폴더폰에 유심만 끼우면 당장 내일부터 디지털 디톡스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40만원을 썼다. 왜냐? 마케팅에 넘어갔기 때문이다 … 게다가 그렇게 아름다운 디자인을 무시하기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당신이 팔랑귀를 가지지 않았다면, 합리적인 소비자라면, 디지털 디톡스 따위엔 하등 관심 없고 핸드폰 하는 시간을 사랑한다면, 라이트폰이 뭔지 궁금하다면 아래 사이트에 용감하게 진입해봐도 좋다.
https://www.thelightphone.com/#home-1
인터페이스가 아름다우니 인터페이스 구경 삼아 들어가보는 선택지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거센 이별 후에 '만나지 말았어야 했어' 같은 되도 않는 소리를 지껄이는 사람이 되지는 말기를.
마케팅에 속아넘어갔다, 는 투로 말하긴 했지만 사실은 되게 기대된다. 폴더폰을 쓴다고 하면 쪽팔려서 안 꺼내는 것이지 핸드폰을 적게 써야겠다는 의식적인 노력을 하게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쪼끄만 액정으로 인스타그램 할거 다 하게 되더라. 그러니 애초에 싹을 자르는 것이 디지털 디톡스의 핵심이라 하겠다. 이 라이트폰은 내 디지털 디톡스 인생의 첫 반려기계로 훌륭히 임무를 수행해주었으면 좋겠다.
내년에 보자, 라이트폰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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