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 라이프 (5) 그동안의 이야기
올해 6월, 월급쟁이 라이프 (4)를 끝으로 티스토리 블로그에 한참이나 방문하지 않았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고, 단지 구조화된 문장 쓰기가 귀찮았다.
구조화된 문장을 쓸 필요 없는 곳들에는 여전히 뭔가를 많이 썼다. 인스타그램이며 네이버 블로그며 주변 친구들이나 좀 보는 매체들에는 끼작끼작 아무 말이나 자주 써올렸고, 다시 일기장에 매일 글을 쓰기 시작했다.
티스토리의 존재를 거의 잊은채로 살다가, 오늘 운동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아 맞다 나 티스토리에 힘들어 죽겠단 소리만 잔뜩 늘어놓고 그 이후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구나 -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회사 생활과 기획자의 삶에 그런대로 잘 안착했다. 고 생각한다.
본격적으로 서비스 기획을 한지 거의 1년 6개월이 되어가는데, 이제 좀 뭐가 뭔지 알겠다. 프로젝트 담당자로서 내가 뭘 기억하고 있어야하고 뭘 챙겨야하는지, 기획서를 공유하거나 메일이나 메신저를 쓸 때나 이슈 상황을 보고해야할 때 무엇을 신경써야하는지, 의견을 개진할 때 어떤 설득 기법을 사용하면 내 의견이 좀 더 그럴듯해지는지 등... 잘 기억하고 잘 챙기려면 어떤 노하우가 필요한지, 공유/보고를 잘 하려면 어떤 문장을 구사해야하는지, 어떤 설득 기법이 효과적인지 등의 액션 플랜은 아직 연마하는 중. 적어도 뭘 연마해야할지 알겠는 수준까지는 왔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갈길이 멀지만, 헤드랜턴 정도는 켜져있는 기분이다.
*
주변에서는 슬슬 이직/부서이동 등 소위 '다음'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늘었고 실제로 다른 회사/부서로 간 친구들도 있다. (다음카카오 말고ㅋ) 아예 회사 밖을 선택한 친구도 있다.
나는 현재 회사와 부서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이직/부서이동에 대한 니즈가 크지 않으나, 만족 여부와 별개로 '난 다음에 뭐하지'라는 고민을 안할 수는 없다.
콕 짚어 '이 회사에 가고싶어!' 내지는 '이 부서에서 일하고싶어!'하는 생각은 없으나, 러프한 니즈를 적어보자면 아래와 같다.
- UGC (User Generated Contents) 하는 곳 말고, 레디메이드 콘텐츠(?)(UGC 반대말이 뭐더라) 다루는 곳에서 일해보고싶다. 콘텐츠 기획이든 서비스 기획이든. 각종 OTT 서비스나 각종 음악스트리밍 서비스 회사같은 곳
- UGC 안하는 데 가고싶어! 라고 하긴 했지만 유튜브(구글)는 언젠가 꼭 다녀보고싶다. '구글러가 말하는 일잘하는 3가지 방법' 이런 콘텐츠 벌써 대박아니야? (또 또 회사 열심히 다닐 생각보다 회사 간판 가지고 어케 뿌스러기 주워먹을지 생각을 먼저함)
- 광고 플랫폼 기획이나 데이터 분석 쪽도 받아만 준다면야 해보고싶은 일이다. 큰 뜻이 있는 건 아니고... 초반에는 무지막지 고생하겠지만 이후 커리어 풀어가기 눈부시게 쉬울 것 같다는 세속적인 이유 때문이다.
- 클라이언트가 많지 않은 곳에 가고싶다. 지금은 PC, MW, APP 모두 봐야하는데, 앱만 있다든지... 뭐 그런 데 있잖아. 일이 한결 수월할 것 같다. (아닌가?)
*
올해는 뭔가를 배우는 데 돈을 정말 많이 썼고, 쓰고있다.
일단 PT는 정말 출혈이 컸다. 그래도 주변인에게 '내 2백만원짜리 삼두를 만져봐라'고 말하고 다니는 재미는 쏠쏠하다.
취미 미술과 첼로 수업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
미술학원은 사실 '그림을 잘 그리고싶어!'라기 보다는 '미술학원에 다니고싶어'가 좀 더 컸다. 매주 토요일 2시간동안 그림 그리는 시간이 좋다. 따로 시간 내서 그림 그리는 건 좀 스트레스...
첼로는 이번주에 첫수업 했는데, 어렸을 때 배우던 거랑 되게 달라서 놀랐다. 어렸을 때는 엄청 무서운 선생님한테 배워서 매주 혼났고 첼로 배우는 게 너무너무 싫었다. 내가 뭐 예중 예고갈 것도 아니고 그냥 교양(?)삼아 배우는 건데 그 선생님은 뭘 그렇게 나를 쥐잡듯이 잡았는지 아직도 이해는 잘 되지 않는다. 소리도 굉장히 시원찮았던 걸로 기억하고있고, 단순히 내가 연습을 안하고 재능이 없고 실력이 후져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웬걸, 첼로 첫수업에서 현 위에 활을 긁는데 소리가 너무 우렁차서 나도 상당히 놀랐고 선생님이 완벽하다고 했다. (완전 칭찬 부자 선생님이심) 풀사이즈 첼로로 배우는데, 내가 이런 소리를 낼 수 있단 말야? 싶었다. 어렸을 때는 그냥 작은 첼로로 배워서 그랬나 싶을 지경이다. 아무튼 첼로는 좀 오랜 취미로 가져가보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클래식 곡은 전부 첼로곡이거든
'취미 > 월급쟁이 라이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급쟁이 라이프 :: 퇴근 후 맥주 한잔 시리즈에 부쳐 (0) | 2021.10.07 |
---|---|
월급쟁이 라이프 (4) 낙담의 골짜기 한 가운데서 (0) | 2021.06.15 |
월급쟁이 라이프 (3) 직장인 오춘기, 콩쥐야 좃댓어.. (1) | 2021.05.16 |
월급쟁이 라이프 (2) 서비스 기획 5개월차 느낀점 (0) | 2020.10.03 |
월급쟁이 라이프(1) 월급과 맞바꾼 것 (2) | 2020.07.19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월급쟁이 라이프 :: 퇴근 후 맥주 한잔 시리즈에 부쳐
월급쟁이 라이프 :: 퇴근 후 맥주 한잔 시리즈에 부쳐
2021.10.07 -
월급쟁이 라이프 (4) 낙담의 골짜기 한 가운데서
월급쟁이 라이프 (4) 낙담의 골짜기 한 가운데서
2021.06.15 -
월급쟁이 라이프 (3) 직장인 오춘기, 콩쥐야 좃댓어..
월급쟁이 라이프 (3) 직장인 오춘기, 콩쥐야 좃댓어..
2021.05.16 -
월급쟁이 라이프 (2) 서비스 기획 5개월차 느낀점
월급쟁이 라이프 (2) 서비스 기획 5개월차 느낀점
2020.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