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 글로벌 차이나 | 청두(成都 성도) 여행 셋째날 일기
7월 7일 일요일 청두 여행 셋째날 일기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빗소리가 추적추적 들리는 새벽 12시 30분.
청두에서의 기억은, 좋은 기억 90퍼센트, 나쁜 기억 10퍼센트라는 아주 현실적인 여행 기분 구성이어서 그런지, 아주 좋은 여행이자 아주 좋은 주거지(?)로 기억될 것 같다. 그런 확신이 든다.
좋은 사람들과 적당히 좋은 시간을 보내고, 적당히 좋은 도시에서 적당한 실망을 하고, 더 크게 바랄 것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수업을 듣고 밥을 먹고 동네 구경갔다가 저녁에는 친구들과 맥주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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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타이구리, 춘시루에 다녀왔다. 춘시루역에서 내리면 타이구리도 있고 춘시루도 있는 그런 구조.
타이구리는 정말 잘 꾸며놓은 명품샵 같은 곳이다. 꼭 명품이 아니더라도 양품점이 많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하에는 유명한 서점이 하나 있는데, 시간관계상 오래 머물 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웠다. IFS 올라가서 판다 구경도 하고, 뭐 아무튼 여기저기 많이도 돌아다녔다. 다같이 몰려 다니느라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한 것은 많이 아쉬운 점. 나같은 효율충이 그런 비효율을 참아내다니 역시 나다… 가 아니라, 우르르 몰려다니지 않으면 길 잃어버려서 어쩔 수 없다. 여기는 길은 쉬운데 구글지도가 안돼서 (대중교통 정보 지원이 안된다) 중국어 선생님과 함께 있지 않으면 숙소로 돌아올 수가 없다.
- 아래는 랜덤한 사진들
난 이런 언밴런스함이 너무너무 좋다
다음에 오면 이 찻집에서 꼭 차를 마실테야
현지인 조교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밀크티집에서, 이 메뉴를 시켰다. 나는 중국어 까막눈이라 뭔지는 모르겠는데.. 약간 초코맛도 나고 아래는 아이스크림도 들어있고, 그런 식의 버블티였다. 엄청 맛있었다.
맛있어! 很好喝!
내가 정말 좋아하는, 중국 특유의 빼곡하면서도 널찍한 이 느낌
IFS라는 곳에 올라가서 판다 구경도 했다. 얘가 이동네 랜드마크인듯.
잠깐 들른 서점에서 베니스 관련된 책이 있었다. 나중에 베니스를 그리워하는 글을 따로 쓰긴 하겠지만... 정말 문득문득 베네치아에서의 기억들이 치밀어 오른다. 가끔 너무 그립다.
어딜가나 있는 귀여운 판다 오브젝트들.
더 오래 있고 싶었는데. 짧게 있어서 아쉬웠던 서점.
훠궈를 먹으러 갔는데, 충격적으로 맛있었다.
한국에 돌아와서 여기저기서 훠궈를 먹어보긴 했는데, 이 맛이 안난다. 나는 정말이지 음식 딱 하나 때문에 청두에 다시 돌아갈 생각이 있다. 나처럼 먹는 거 귀찮아 하는 사람이...
고기를, 기름 국물에 익혀서, 참기름에 푸욱 찍어먹는다. ‘이렇게 헤비한 한끼 식사 해도 돼?’라고 의아해 했는데, 요새는 탄수화물을 줄이고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식단이 오히려 건강한 식단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고 친구가 말해줬다.
인간은 정말이지 최강의 잡식성 동물이다. 이렇게 먹고도 멀쩡하다니. 천엽, 고기, 두부, 돼지 뇌(ㅠㅠ), 오리 창자, 어성초, 당면, 버섯 등등 뭐 엄청 많이 시켜주셔서 엄청 많이 먹었다. 선생님들도 다 먹어본 건 아니고, 이왕 여행객들이랑 온 김에 이것저것 시키신 느낌도 들고. ㅋㅋㅋ. 거의 다 먹을 때 쯤에는 식당 중앙에서 변극도 하고 가야금도 켜시더라.
이렇게 먹고 공짜 공연까지 보고 일인당 한화로 약 8,000원 정도 냈다. 도대체 중국… 이 나라는 뭘까…?
귀여운 판다 머리띠를 득템. 춘시루에서 찰칵
낮에 봤던 판다의 궁둥이
춘시루 좀 걸어보고, 춘시루역 지하에 있는 먹거리 골목좀 보고,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는 어떤 중국인이 우산좀 씌워달라고 해서 (여기서는 흔한 일이라고 한다) 우리 숙소 앞까지는 같이 우산을 쓰고 왔다. 우리 숙소 이후부터는 비를 맞고 가셨지만.
내가 배운 중국어가 정말 쓸모가 있긴 했는지 그 사람이랑 꽤 많은 대화를 하면서 갔다. ㅋㅋㅋㅋ
我棒棒你 워 빵빵 니(내가 너 도와줄게). 我不是中国人 워뿌스 중궈런, 我是韩国人 워쓰 한궈런 (나 중국인 아니야. 나 한국인이야). 我们学习中文워먼 쉐시 쫑원 (우리는 중국어를 배우러 왔어) 등등..
그러다가 그 사람이 ‘너 중국어로 흥정하는 법 아니?’라고 하기에 ‘피앤이 디얼바, 타이뀔러’ 했더니 ‘당신 중국어 참 잘배웠네.’ 하고 이제 길이 달라서 헤어졌다. 다이나믹 중국. 여기서는 무슨 일이 벌어져도 놀라지 않아야될 것 같다.
정말이지 너무 힘들었지만 맥주 한잔 했다 ㅋㅋㅋㅋ 젊은게 좋긴 좋다. 잊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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