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요일의 디지털 일기장
지금까지 올라온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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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멀리서 온 편지
04. 멀리서 온 편지
2021.12.31명왕성 등대지기 디제이 이끼와 함께하는 일곱시 데이트. 여러분이 계신 행성엔 낮이 찾아왔을까요? 아니면 아직 어스름을 헤메고 계신가요? 아니면 낮도 밤도 없는 곳에 계신지요? 태양계의 끝자락에서 간신히 낮과 밤을 얘기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외로운 별 명왕성에서 오늘도- 외로운 이끼 인사드립니다. 오늘은 아주 특별한 사연을 가지고 왔는데요, 무려 이메일로 발송주셨습니다. 와우. 요란한 알림이 떠서 뭔일 났나 했는데 무려 이메일 수신 알림이었어요. 그레고리력을 기준으로 35개월만에 도착했네요. 내용은 특별하지 않을지라도 이메일이란 녀석이 아무래도 특별하니까요, 오늘은 요 사연 읽어보겠습니다. 닉네임 134340님의 사연입니다. 안녕하세요 이끼님? 저는 지구에 살고있는 134340입니다. (오해는.. -
03. 인스타그램을 로그아웃했더니
03. 인스타그램을 로그아웃했더니
2021.12.31심심하다. 핸드폰을 쥐고있는데도 너무 너무 심심하다. 게임은 일일 할당량이 있다. 어느정도 붙잡고 있으면 징하게 싫증난다. 네이버 뉴스도 좀 들여다본다. 지긋지긋한 얘기들 뿐이라 그마저도 금방 끈다. 웃기는 글 모아놓은 게시판에 들락거려본다. 몇개 보다보면 이미 다 본 얘기들이다. 왜 이렇게 핸드폰에 재밌는 게 없지? 짜증이 나서 외친 적이 있다. 생각해보니 인스타그램 로그아웃을 한 게 원인이었다. 인스타그램을 좀 적게 하고싶었다. 비활성화나 탈퇴를 할 정도로 안하고 싶은 건 아니고, 습관의 고리를 끊고싶었다. 배고프면 뭔가를 먹고싶다고 느끼는 것처럼 심심할 때마다 습관적으로 인스타에 들어갔었는데 그게 문득 싫어졌다. 로그아웃을 하니, 앱을 클릭하고 바로 눈 앞에 보이는 게 없어 도로 나오게 된다. 들.. -
02. 관습적 사고를 깨는 최근의 물건들
02. 관습적 사고를 깨는 최근의 물건들
2021.12.311. 머리끈 '머리끈'이라는 녀석이 보편적으로 상실의 대상인데, 노란 고무줄을 머리끈이라고 부르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머리끈이 없어지기는 커녕 늘어나기만 한다! 올리브영에서 산 까만 머리끈 10개가 시나브로 시공간의 틈 속으로 완전히 사라져버려 상심하던 차에, 작은 발상의 전환이 내게 온전한 충만함을 가져다주었다. 이제 머리끈은 상실의 대상에서 증식의 대상으로, 기적적인 탈바꿈을 한 것이다. 머리끈으로서의 단점은 딱 하나 뿐이다. 가끔 운 나쁘면 머리털이 잔뜩 휘말려서 아프다는 것 정도. 2. 감자칼 아니, 이럴수가 있나? 친구에게 선물받은 감자칼을 무에 갖다대는 순간 육성으로 내뱉은 문장이다. 아니, 삶은 달걀의 얇은 껍질층이 절묘하게 벗겨져 나가는 것처럼, 감자칼이 너무 매끄럽게 무의 표면을 훑어.. -
01. 밤과 별
01. 밤과 별
2021.12.31본인이 '알고있다'고 생각했던 것을,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아본 적 있으신지? 며칠 전 정선엘 다녀왔다. 아찔하게 새파란 하늘과 기암괴석들이 들으면 섭섭해 하겠지만, 오늘은 밤과 별로 인해 내 세상이 작게 붕괴한 것에 대해 얘기하려고 한다. 내가 머물렀던 숙소 옥상에 별을 잔뜩 보라고 불을 모두 꺼둔 공간이 있었다. 여행 내내 눈부시게 맑았던 하늘 덕인지, 시각 정보를 null값에 가깝게 만드는 어둠 덕인지는 몰라도, 옥상에 발을 내딛는 그 순간부터 휘황한 별이 수없이 많이 보였다. 서울에서 간신히 보이던 오리온자리, 그 옆에 별이 이렇게 많았구나. 돌에 박힌 보석처럼 아주 선명한 별도 있었고 주변이 희뿌연 듯한 별도 있었는데, 희뿌연 부분을 오래 쳐다보니 - 설마 내가 보고있는 저것이.. -
00. 장담할 순 없지만 수요일 칼럼
00. 장담할 순 없지만 수요일 칼럼
2021.12.31어렸을 때 아빠가 잡지 관련된 일을 해서 집에 온갖 종류의 잡지가 다 있었다. 이제는 잡지 이름도 작가 이름도 기억 안나지만, 맨질맨질 얇은 잡지 맨 뒷장에 항상 털보 아저씨의 칼럼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만은 생생하다. 사실 말이 좋아 칼럼이지 본인 여행 다녀온 얘기, 세상사 돌아가는 얘기 등을 써올렸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냥 그 사람 말버릇이 좋았다. '칼럼'이라는 멋스러운 어휘로 중2병 환자의 마음을 훔친 뒤 일기장스러운 재미난 일화들로 기어코 기다림 당하는 글을 매주 써내려간 것이다. (일기장인 척 털털한 척 재능으로 딜찍누 하는 척 모두를 방심시켜놓고 무척이나 열씸히 썼을테다.) 꿈꾸는 재능만 한가득 타고난 덕에 고생스러운 인간은 결국 어쩔 수 없지요 꾸준히 해야지요- 로 되돌아오게된다.. -
월급쟁이 라이프 :: 퇴근 후 맥주 한잔 시리즈에 부쳐
월급쟁이 라이프 :: 퇴근 후 맥주 한잔 시리즈에 부쳐
2021.10.07회사 다니다보면 종종 회사 밖을 지나치게 긍정하거나 회사 안을 지나치게 부정하는 사람들을 본다. 그건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회사가 이러이러해서 거지같으니 몇년 뒤에 퇴사를 하겠다 말겠다 여러 꿈을 품고 사는 것과 별개로, 우리는 어쨌든 당장 내일 출근을 해야하니까. 주 5일 매일 8시간 (그 이상) 일을 해야하니까. 그렇다고 해서 " 회사가 전쟁터라고? 밀어낼 때까지 그만두지 마라. 밖은 지옥이다. (미생 中) " 같은 말을 하고싶지는 않았다. 회사 안과 밖의 이분법을 넘어, '우리의 삶, 그 안의 회사원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 회사원이라면 회사다니는 게 얼마나 힘든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회사를 관두고 '자신만의 멋진 삶'을 꾸려나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는 사.. -
월급쟁이 라이프 (5) 그동안의 이야기
월급쟁이 라이프 (5) 그동안의 이야기
2021.10.02올해 6월, 월급쟁이 라이프 (4)를 끝으로 티스토리 블로그에 한참이나 방문하지 않았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고, 단지 구조화된 문장 쓰기가 귀찮았다. 구조화된 문장을 쓸 필요 없는 곳들에는 여전히 뭔가를 많이 썼다. 인스타그램이며 네이버 블로그며 주변 친구들이나 좀 보는 매체들에는 끼작끼작 아무 말이나 자주 써올렸고, 다시 일기장에 매일 글을 쓰기 시작했다. 티스토리의 존재를 거의 잊은채로 살다가, 오늘 운동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아 맞다 나 티스토리에 힘들어 죽겠단 소리만 잔뜩 늘어놓고 그 이후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구나 -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회사 생활과 기획자의 삶에 그런대로 잘 안착했다. 고 생각한다. 본격적으로 서비스 기획을 한지 거의 1년 6개월이 되어가.. -
월급쟁이 라이프 (4) 낙담의 골짜기 한 가운데서
월급쟁이 라이프 (4) 낙담의 골짜기 한 가운데서
2021.06.15잘 하고 싶다! 라는 생각을 차라리 안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종종 더 늦게) '나 영 잘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하며 잘 해내야 하는 일을 하노라면... 정말이지 별 생각을 다 안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능력치가 100만큼 요구되는 A라는 일을 하는데 나의 현재 능력치는 50정도라고 쳐보자. 이 50만큼의 갭은 대체 어떻게 채울 수 있단 말인가? 이 일을 죽어라 열심히 해서 60만큼의 아웃풋을 냈고 이를 통해 10만큼 성장했다고 해도, 나는 여전히 A라는 일을 40만큼 못한 사람이 된다. 요컨대, 10만큼의 성장에는 큰 의미가 없다. 물론 장기적으로 봤을 땐 당연히 의미가 있겠지. 이런 식으로 쫌쫌따리 성장하다보면 언젠가는 1.. -
월급쟁이 라이프 (3) 직장인 오춘기, 콩쥐야 좃댓어..
월급쟁이 라이프 (3) 직장인 오춘기, 콩쥐야 좃댓어..
2021.05.16직장생활이라는 건 끝없이 일이 많아지고 힘들어진다는, 끝없이 임금이 인상된다는 근본적인 등가교환 관계가 종종 슬프다. 일이 익숙해지면 일이 편해지는 게 아니라 일이 많아진다. 일이 익숙해지고 일이 많아지면 임금이 인상된다. 보상이나 임금 인상폭의 합리성과는 별개로, 일은 그냥 힘들다. 콩쥐야 좃댓어를 외치는 두꺼비가 된 것 같다. 부어지는 물의 양, 장독대의 구멍, 두꺼비의 크기, 장독대로 빠져나가는 물의 양이 놀라울 정도로 일정한 비율로 모두 증가한다. 물이 차오르고있긴 한걸까? - 보통은 아니다. 들어있는 물의 양이 늘어나기는 할 뿐. 두꺼비가 감당 가능할 정도로 물을 부어주고 구멍이 작은 회사일 수록 소위 '좋은 회사'인 거겠고, 소위 좋은 회사라 불리는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그냥 이 관계성이 근.. -
꽃이 지기 전 부지런히 다녀온 남산 산책 일지
꽃이 지기 전 부지런히 다녀온 남산 산책 일지
2021.04.1221.04.11 일요일 한남동으로 이사를 왔는데, 동네 어디에서나 남산타워가 보인다. 남산 공원이 집 앞 공원인 거나 다름없다. 해서, 비가 오는 월요일이 찾아오기 전, 분홍빛이 아직 남아있는 남산에 부지런히 다녀왔다. 남산 공원 아래 어딘가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챙겨온 책을 몇 장 읽고, 남산 타워에 오르는 것이 나의 계획이었다. (별 계획 없었다는 뜻) 대충 남산도서관에서 내려서 걸어올라가면 되겠지? 정도의 계획은 있었다. 402번 버스를 타고 집 근처에서 남산 도서관으로 향했다. 사실 남산도서관에 굳이 들어가볼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버스 앞자리에 앉은 점잖아보이는 아저씨가 원서를 읽고 있었는데, 남산도서관에서 내리더니 남산도서관 안으로 바지런히 걸어들어가는 모습을 봐버린 것이다. 괜히 따라 들.. -
남의집 홈오피스 방문기 (성남시 수정구)
남의집 홈오피스 방문기 (성남시 수정구)
2021.04.12우연히 남의집 홈오피스 이용권이 생겨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다녀왔다. 예전부터 궁금했던 서비스이기도 했는데 좋은 기회를 통해 무료로 다녀올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내가 방문한 오피스는 수정구 깊숙히 있는 한 아파트였는데, 호스트분이 오는 길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방문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현관 앞에 남의집 표식이 달려있는 걸 보고, 고객 경험의 디테일을 놓치지 않았구나 라고 생각했다. 하물며 친구 집 갈 때도 혹여나 내가 잘못 온 건 아닐까하는 불안함이 있게 마련이다. 낯선 사람이 문을 열어주었을 때의 그 감각은, 회의가 11시인데 10시 50분에 눈을 떴을 때의 철렁함과 비슷할 것이다. 해서 초인종을 누르기가 망설여져 굳이 집 앞에서 문열어달라고 전화를 하곤 하는데, 홈 오피스에서는 이런 불안함을.. -
랜덤 사진 랜덤 토크
랜덤 사진 랜덤 토크
2021.03.24문득 달력을 보니 3월도 한참이나 지나가서, 올해 1분기가 얼렁뚱땅 지나갔다. 유저 플로우를 PPT에 추가하기 위한 온갖 캡쳐사진만 가득한 갤러리를 들여다보며, 문득 어떤 생각이 든 사진을 몇개 골라봤다. #1. 커피는 제가 탈 테니 분위기는 손님이 타세요. 아 넵... 정말 독특한 미감의 오이도의 한 카페였다. 카카오프렌즈 인형, 표범 인형, 네온사인부터 고풍스런 티팟 수집장까지 ... 뭐 누벨바그 포스트모던 쌈마이 어쩌고 저쩌고 무슨 수식어를 갖다붙이든, 이 카페라면 모두 어느정도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최근 친구 Y와 이런저런 공간들에 대해 이야기 하다가, 문득 '뭐시기야 너는 소주 마실 때 제일 예뻐 같은 문장이 분홍색 네온사인으로 붙어있고 짙은 초록색 가죽이 덧대진 의자가 있고 반짝이는 은.. -
[한남동 카페] 맥심 커피플랜트
[한남동 카페] 맥심 커피플랜트
2021.02.151. 방문 경위 : 한남동에 아침일찍 볼일이 있어, 오전 업무를 볼만한 카페를 찾다 우연히 들어왔다. 잘 모르는 동네이기에 만만한 스타벅스에 가려고 했었는데, 그 바로 옆집에 으리으리한 맥심 카페가 있기에 들어와봤다. 2. 방문 목적 : 업무 3. 시킨 메뉴 : 디카페인 카페라떼 & 토스트 (이름 까먹음). 오전 시간에는 브런치 할인을 해서 커피+빵 시키면 2천원 할인. 8천원 냈다. 대박 4. 맛 : 브랜드에서 차린 컨셉 스토어 (?)는, 모든걸 갖다 때려박았기에 맛 없는 게 이상하다. 토스트 뜨뜻할 때 먹으니까 완전 감동이었음. 5. 위치 :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50 에 있다. 현대카드 스토리지 바로 옆이다. 6. 기타 랜덤 감상문 나는 2층에 자리를 잡았는데, 경치가 끝내줬다. 위층에는 테라스도.. -
꿈 속 세상 이야기 // Liminal Space
꿈 속 세상 이야기 // Liminal Space
2021.02.10잠에서 깨기 일보 직전, 혹은 잠에 들기 일초 전, 무의식의 활동을 희미하게 의식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 최근 그 지점에서 두가지 재미난 사건을 겪었다. [ 1. 꾸고 있는 꿈을 이야기함 ]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가 친구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서서히 잠들어가는 중. 나는 점점 잠들고 있는데 친구가 말을 걸어서 꺼져가는 의식의 끝을 붙잡고 나름대로 열심히 대답을 하려고 했다. 친구와 대화하던 내용과 전혀 관계없으며 내가 발붙이고 있는 현실과도 관련 없는 이미지들이 꿈에 나왔는데, 어떻게든 대답을 해보려고 내 꿈속 이미지를 읊어주었다. (잠든 직후에도 꿈을 꾸는구나- 싶었다) 내가 정확히 뭐라고 말했는지는 추후 친구를 통해 들었지만, 내가 꿈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했었다는 사실 자체는 기억난다. (꿈.. -
망막박리 수술 // 일주일간 회사를 쉬면서
망막박리 수술 // 일주일간 회사를 쉬면서
2021.01.08망막박리 수술을 받았다.10월 경 종합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망막박리 의심이 되니 병원에 가보라는 결과가 나왔다. 뭐 별 일은 아니겠지 싶기도 하고, 무엇보다 딱히 불편 증세가 없었다. 그러다가 12월 쯤부터 비문증이 이상하리만큼 심해져서 12월 31일 동네 안과에 갔고, 대학병원에 가라고 해서 1월 3일 일요일에 분당 서울대병원 응급실에 갔다. 대학병원에 가니 왜 검사 받은 31일에 안오고 오늘 왔냐고 혼났다. 일단 발견이 되면 망막이 더 떨어져서 더 큰일이 나기 전에 수술이든 시술이든 치료를 가급적 빨리 해야하는 모양이다. 당장 내일 수술을 해야하니 오늘 입원을 하라고 했다. 해서 충전기도 치약칫솔도 마음의 준비도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은 채 당일 입원을 하게 됐다. 수술 전까지 금식이라는데, 점심 먹고.. -
2020 한해를 마무리하며
2020 한해를 마무리하며
2020.12.312020 한해를 마무리하며,굵직한 사건 및 느낌만 (급하게) 정리 올해는 굵직한 사건들이 흘러가는 와중, 물살에 떠밀려가지 않기 위한 제자리 헤엄을 치는 일상을 보낸 것 같다, 전반적으로. 할말은 많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새해가 밝기 30분 전) 대충만 써본다. 내년에 신년 목표나 잘 써야지. 1. 후회되는 것: 마음 편히 쓸 걸올해 일기장 보면 뭐가 그렇게 마음이 힘들었는지 거진 눈물 젖은 일기가 한가득이다. 한해를 되짚어보며 일기장을 다시 읽어보니, 그렇게까지 힘들어할 필요는 없었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물론 힘들었던 건 맞지만, 결국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건 나이기 때문에, 나를 위해서라도 좀 마음을 편하게 썼으면 어땠을까 싶다. 힘든 사건에서 좀 더 쉽게 빠져나오면 어땠을까 뭐 .. -
현실적인 소프넛 사용 후기
현실적인 소프넛 사용 후기
2020.10.19현실적인 소프넛 사용 후기 자취 중인 일인 가구 직장인의 소프넛 사용기입니다. 뭘 엄청 제대로 알고 알뜰살뜰 잘 쓰고있지는 못한 거 같고, 얼기설기 싱겁게 쓰고있습니다. 현실적인 후기라는 의미입니다. ------ (0) 소프넛이 무엇인가 무환자나무의 열매이다. 솝베리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껍질에 거품을 나게하는 사포닌 성분이 있단다. 뭔가를 깨끗이 하는데 쓸 수 있는 천연 세제다. (1) 어떻게 알고 샀는가 네이버 카페에 에디터스픽이라는 게 있는데, 카페에 업로드 된 게시글 중 양질의 게ᄉ.. -
AFTERGETTINOFF from 20201012
AFTERGETTINOFF from 20201012
2020.10.13새로운 인스타그램 계정을 시작했습니다. (@afftergettinoff) 저를 처음 보시는 분들을 위해 뭐 하고 사는 사람인지 간략히 적어봅니다. - 학부 졸업 하고 IT회사에서 서비스 기획 일을 하고있습니다. 2020년 1월에 입사했습니다. - 한때 피디가 되고싶어서 영상을 배웠다가, 피디는 잠을 많이 못잔대서 진지하게 준비하는 것은 포기했고, 영상 배운 김에 유튜브 시작해서 오늘은 박요일 채널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쉬고있음) - 글 끼작이는 걸 좋아해서 블로그를 운영한지는 꽤 오래 되었습니다. (이 블로그 말고도 열었다 닫았다 한 블로그 다수) - 돌아다니고 생각하고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 서비스 기획 일도 끝내주게 잘해보고 싶은데, 그러려면 회사에서의 일상과 회사 밖에서의 일상을 잘.. -
뜨뜨미지근한 것들 아카이빙
뜨뜨미지근한 것들 아카이빙
2020.10.11감정선을 건들이지 않으면서도 좋은 것을 향유했다는 기분을 주는 친구들을 아카이빙 - 1.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사랑에 빠질 확률 영화나 드라마 등 서사가 있는 영상매체를 잘 안 보는 이유는 지나치게 몰입하여 마음을 쓰게 되는 게 싫어서다. 활자로 된 매체로 서사를 즐기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은 몰입의 강도를 내가 조절할 수 있어서. 그렇다고 해서 영상 매체가 주는 시각적 즐거움 없이 살아가는 것은 너무 미적지근한 삶이기에 나의 마음을 전혀 쓰지 않고도 시각적 즐거움을 주는 영화들을 좋아한다. 해서 서사는 뜨뜨미지근하되 영상미는 끝내주는 그런 영화를 만나면 마음이 잘 맞는 사람을 만난 것처럼 반갑다. 기본적으로 로맨스 서사를 썩 좋아하지는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모든 면에서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싶.. -
월급쟁이 라이프 (2) 서비스 기획 5개월차 느낀점
월급쟁이 라이프 (2) 서비스 기획 5개월차 느낀점
2020.10.03월급쟁이 라이프 (2) 서비스 기획 5개월차 느낀점월급..에 대한 시리즈물을 연재하려다, 그냥 회사다니면서 느낀 점을 써지는 대로 쓰는 시리즈로 우회하였다. 오늘은 초보 서비스 기획자가 깨달은 점에 대한 정리 수습기간을 제외하고, 진짜 '서비스 기획'일을 한 지는 4개월이 조금 넘어 5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부서배치를 받은 직후 그야말로 현업에 던져졌는데, 다시 5월달로 돌아가 나에게 딱 한마디만 해줄 수 있다면 '회피만큼은 옵션이 아니니 뭐가 됐든 직면해라'고 말해주고 싶다. 일을 시작하고 참 많은 핑계로 직면해야할 문제를 어물쩡 넘어가곤 했다. ●아직 시간이 좀 있으니까 다음에 해두면 되겠지. → 결국 까먹어서 못한다. 시간이 있을 때, 회피하지말고 일을 더 많이 해둬야한다. ●바빠보이시니까 다음에 .. -
서울사람 분당일기 (4) 사실은 아직도 적응이 안되는 분당 시티
서울사람 분당일기 (4) 사실은 아직도 적응이 안되는 분당 시티
2020.10.01아무리 시덥잖은 동네라도 여행 다니는 게 그 자체로 재미난 이유는 두 가지다. (1) 발견하는 재미: 묘하게 다른 건물의 높이와 도로의 넓이가 풍기는 동네의 분위기, 동네마다 다른 사람들의 표정, 기상천외한 골목과 간판, 어떤 가게가 많은지에 따라 어떤 동네일지를 가늠할 수 있는... 이를테면 골목마다 꽃집이 있으면 이 동네 좀 여유가 있는 동네군- 하는 재미 (2)세렌디피티: 기대치 않은 곳에서 그럴듯한 카페를 발견한다거나, 꽤 괜찮은 스몰토크를 스무마디 정도 주고받을 수 있는 낯선 사람을 만난다거나 등등. 내가 서울을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 꼭 어디 멀리 여행을 갈 필요도 없이, 당장 아무 버스나 잡아 타고 두세정거장만 가도 생경한 풍경이 펼쳐진다. 처음 와보는 곳인 줄 알았는데.. -
서울사람 분당일기 (3) 그냥 소회
서울사람 분당일기 (3) 그냥 소회
2020.09.21재택근무를 오랜기간 해서 그런지, 이제 집이라는 공간에서조차 '퇴근했다!'는 느낌을 느끼기가 어려워졌다. 내가 아주 많이 좋아하는 친구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그러면 퇴근 후에 탄천까지 갔다와보는 건 어떻겠느냐고, 멀리 갈 것도 없이 퇴근할 때 집까지 걸어오는 거리 만큼, 그런 조언을 해주었다. 일이 많이 힘들어서 그런지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은 날들이 많이 있었는데, 배포 때 까지는 어떻게든 잘 해내보자 하다가 오늘 문득 회사 컴퓨터 앞에서 눈물이 주륵 나서, 오늘은 진짜 나갔다 와야겠다 싶었다. 관리가 된건지 만건지 헷갈리는 풀밭 사이에 다소 난데없는 느낌으로 박혀있는 윗몸일으키기 기구 위에, 경기도의 관점에서 볼 때 꽤 긴 시간을 가만히 누워있었다. 북동쪽 쯤에서 불어오는 찬바람 덕분인지, 대기오.. -
월급쟁이 라이프(1) 월급과 맞바꾼 것
월급쟁이 라이프(1) 월급과 맞바꾼 것
2020.07.19월급쟁이 라이프(1) 월급과 맞바꾼 것 학부 다닐 때는, 절대로 월급쟁이가 되기 싫어서 참 많이 딴짓을 하고 돌아다녔다. 어떻게 매일을 내가 썩 하고싶지도 않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겠어? 취업같은 재미없는 일 따위는 하지 않겠어 하는 다짐을 하긴 했지만, 어떤 방식으로 먹고 살지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기에는 조금 순진하고 대책없는 시절이었다. 좋게 말하자면 꽤나 도전적인 편이었다. 해서 토익점수는 없지만 유튜브 채널은 있고, 학점은 갈렸지만 책은 많이 읽었고, 대외활동은 해본 적 없지만 장사는 해본 적 있는 그런 사람이 됐다. 순진함과 도전정신은, 안타깝게도, 돈이 안됐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랬다. 나의 노력이 배신당하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애초에 그 시장에서의 노동의 단가가 그렇게 책정되어.. -
서울 사람 분당일기 02 :: 3개월간의 집들이
서울 사람 분당일기 02 :: 3개월간의 집들이
2020.07.04서울 사람 분당일기 02 :: 3개월간의 집들이 노잼시티 정자동에서의 즐거웠던 일들 아카이빙 첫번째입니다.많은 사람들이 많은 이유로 우리 집에 찾아와주었는데, 그 중 집들이라고 못박아 약속한 날들만 모아보았습니다. 이사를 했다고 하니까, 고맙게도 여러 친구들이 흔쾌히 집들이에 와주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불러 모아 놓고 웃고 떠드는 요란법석한 모임을 좋아해서 매번 즐거웠습니다. 먼 곳에서 애써 찾아와준 친구들에게는 특히나 더 고마운 마음입니다. 죽기 직전에 가장 후회되는 게 있다면 뭘까 종종 상상하곤 하는데, 고마운 사람에게 고맙다 미안한 사람에게 미안하다 미워하는 사람한테 미워했었다 사랑하는 사람한테 사랑한다 말을 못하고 넘어가면 참 많이 후회가 될 거 같습니다. 항상 찾아와주고 놀아주고 얘기해.. -
서울 사람 분당일기 01 :: 노잼이지만 좋은 집입니다
서울 사람 분당일기 01 :: 노잼이지만 좋은 집입니다
2020.06.15서울 사람 분당일기 01 :: 노잼이지만 좋은 집입니다 노잼시티 정자동으로 이사온지도 벌써 102일째 되는 날입니다.이 게시글을 2일 전에 쓰기로 마음 먹었더라면 100일 축하 파티라도 했을텐데 뒤늦은 후회가 들기도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인생은 타이밍일 뿐입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102일을 기념하는 마음으로 게시글을 작성해봅니다. - 첫 독립 장소로 정자동을 선택한 이유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었습니다. 회사가 이 동네에 있기 때문입니다. 학부 시절에는 흑석동에서 신촌으로 통학을 했었는데, 버스든 지하철이든 한 번 환승을 해야하고 도어 투 도어로 1시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인턴 시절에는 흑석동에서 정자로 통근을 했었는데, 버스를 타고 신분당선으로 환승을 해야하고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신분당선은 굉장.. -
담금주 담금기 03. 청포도 담금주 실패기
담금주 담금기 03. 청포도 담금주 실패기
2020.04.18담금주 담금기 03. 청포도 담금주 실패기 어느덧 세번째 담금주입니다. 파티가 끝나고 ... 아침에 일어나 가방을 열어보니담금주를 담그겠다고 빈 앱솔루트 병을 두개나 챙겼습니다.이때 상당한 만취상태였는데 그 와중에 웬 삼다수 빈 병까지 챙겨온 제가 너무 이상하고 신기했습니다. 친구랑 같이 택시타고 집에 왔는데, 제가 걸을 때마다 가방에서 공병 부딪히는 소리가 나서 웃겼다고 했습니다. 뚜껑도 챙겼어야하는데 미처 거기까지 고려할 정신은 없었던 모양입니다. 끓는물에 병을 소독하는 과정까지는 멋지게 완수했지만, 여기에 맞는 뚜껑을 찾아주는 과정에서 실패를 거듭했습니다.남아있던 코르크로 어찌저찌 해볼 생각이었는데, 여기서부터 비극은 시작되었습니다. 아무튼지간에 이번에도 주둥이가 좁은 병을 선택했으므로, 이번 과일.. -
담금주 담금기 02. 블루베리 담금주 담금기
담금주 담금기 02. 블루베리 담금주 담금기
2020.04.14담금주 담금기 02. 블루베리 담금주 담금기 딸기주 담그려고 사뒀던 담금주용 소주가 많이 남아서 새로운 과일도 한번 담가보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다 먹은 화이트와인 병에 담글 것입니다. 사실 블루베리를 사온 것도, 저 작은 주둥이에 들어갈 과일을 원했기 때문입니다. 딸기 담금주를 다 담그고 나서 담금주 기초를 천천히 다시 공부해보는데, 병을 반드시 꼭 소독해야한다고 하더군요. 딸기 담금주를 담근 병은 전혀 소독하지 못했습니다. 기초 공부를 하다보면 취미에 대한 흥미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딸기 담금주 담그기 전에는 레시피 빼고는 아무것도 안 찾아봤었기 때문입니다.하지만 기껏 담근 술이 상할수도 있다고 하니 이번에는 병을 잘 소독해주었습니다. 블루베리를 잘 씻고 물기를 닦아줍니다. 사실 블로그 글만 보고 .. -
담금주 담금기 01. 딸기 담금주 담금기
담금주 담금기 01. 딸기 담금주 담금기
2020.04.06담금주 담금기 01. 딸기 담금주2020/03/19 회사 동기들과 점심식사를 하고... 회사로 돌아가는 길 사거리에 딸기만 전문적으로 취급하시는,장사꾼 치고는 다소 뻣뻣한 느낌의 딸기 트럭 아저씨가 있었다.보통의 트럭장사꾼 분들은 살갑게 친한척하면이건 새벽시장같은 데서 떼오는 거에요~, 어머 그런 체계구나~,일요일에는 딸기를 사지 마세요~~, 어 왜요~? 등등각종 생활정보를 주고받는 스몰토크를 자연스레 이어나가곤 하는데...이 아저씨는 종결어미도 제대로 발음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었다 이때가 딱 딸기철 시작할 때라 평균 딸기 한팩 시세가 근 7천원 가까이 하던 시절인데이 아저씨는 어디서 훔쳐다 팔기라도 하는 것인지고품질의 딸기를 한팩에 3천원에 팔았다.언제나 딸기 시세를 관심갖고 지켜보던 나이기에이 딸기트.. -
드림캐쳐가 제발 일좀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드림캐쳐가 제발 일좀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2020.02.12도망쳐 도착한 곳에 천국은 없다. 누워있다보면 잠들겠지가 통하지 않은 밤 도망쳐 도착한 곳에 천국은 없다는 말이 별 의미 없이 생각난다. 너무 당연한 말 아닌가? 또 한편으로는 너무 당연한 말을 이렇게 멋지게 할 수 있단 말인가? 도망치고 있다고 생각한 적 없지만 이거갖곤 안된다는 생각이 자주 들긴 한다. 도자기를 깨는 도공의 마음과 이거갖곤 안된다는 내 마음에 차이가 있다면 나는 깨는 시늉만 하지 진짜로 깰 생각은 없다. 깨는 것 보다는 껍질을 벗겨내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은가? 남이 깨면 후라이 내가 깨면 병아리인 세상에서 닭으로 크는 것 보다는 각갑류인 편이 좀 더 낫지 않겠냐 이말이다. 당연한 말을 멋있게 헛소리를 간지나게 하는 것으로 다시 되돌아가자면 도망쳐 도착한 곳에 천국은 없다. 습관을 .. -
20200130 02:11
20200130 02:11
2020.01.30조금은 이상한 일이지만 꿈에서 졸다가 깨서 깼다. 연수를 제외하고는 공식적인 첫출근 전날 새벽이다. 지구는 매우 빠른 속도로 자전하고 있지만 우리가 그 속도를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그리고 가끔 그 사실이 꿈결처럼 새삼스레 다가올 때처럼, 시간이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달리고 있다고, 새삼스레 생각했다. 책장이 너무 빠르게 넘어간다. 한문장 한문장 음미해가며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못내 아쉬워서 결국은 잠에서 깨버릴 정도로. 이러다간 책을 덮었을 때 어라 단편소설이었나, 하게될지도 모르겠다. 24시간은 너무 짧지 않나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같은 대화가 잠시 오고 갔었는데. 문제는 24시간이 아니라 1초가 너무 짧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뒤늦게 든다. 물질문명의 발달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정신문명이 된 .. -
나는 글쎄 또 한 번
나는 글쎄 또 한 번
2019.12.28내가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 인간 부류를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들 덧없이 어울려서 시덥잖은 얘기가 끝나갈 때쯤 서로의 음악 취향을 물어보고 그렇게 대화가 끊이지 않으면서, 친구의 친구와 친구가 되고 서로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 일들. 본인 자랑이 끝나면 다음 사람이 자기 자랑을 하고 이상한 대화가 이상해질 때쯤 찬바람을 쐬러 나가 더 이상한 얘기를 듣거나 인생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좁은 땅이든 넓은 땅이든 한 자리씩 차지하고 본인의 온전한 두 발로 서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인간은 언제든 나를 배신할 수 있다 고는 하지만 당장은 이 명제를 믿을 필요 없으니까 일단은 현재를 즐기는 건 어떨까ㅡ하는 생각을 굳이 굳이 꺼내지 않고도 나는 현재를 즐기고 있었다. 그곳에 아무도 없다는 듯이 .. -
MoMA, West 53rd Street | 뉴욕여행 필름 사진
MoMA, West 53rd Street | 뉴욕여행 필름 사진
2019.12.05The Vertical City : NYC 191101-191110 From MoMA내가 보고 온 뉴욕 camera : Olympus IZM 300 copyright 2019. 박요일 all rights reserved -
뉴욕의 공원들, 뉴욕여행 필름 사진 | Olympus IZM 300
뉴욕의 공원들, 뉴욕여행 필름 사진 | Olympus IZM 300
2019.11.30뉴욕 여행 필름사진 The Vertical City : NYC 191101-191110 From Manhattan뉴욕의 공원들 camera : Olympus IZM 300 - 센트럴 파크의 쉽메도우 sheep meadow과거 양을 풀어놓고 어쩌구 했다는 곳많은 사람들이 센트럴 파크가 뉴욕에서 제일 좋았다! 고 말해서 기대했는데, 날씨가 흐려서 별 감흥은 없었다. 와 도심에 이런게 있다니 신기하다~ 정도의 감상. 이런 언밸런스가 너무 좋다.한쪽은 수평 한쪽은 수직한쪽은 초록 한쪽은 잿빛 여기는 첼시마켓에서 걸어서 10분정도 거리에 있는 Chelsea Piers Sports and Entertainment Complex라는 곳이다 (아마도)사실 나도 시티바이크 반납하고 아무렇게나 걷다가 우연히 방문하게 된 .. -
내가 보고 온 뉴욕, 맨하탄의 원근 | Olympus IZM 300
내가 보고 온 뉴욕, 맨하탄의 원근 | Olympus IZM 300
2019.11.25뉴욕 여행 사진 The Vertical City : NYC 191101-191110 From Manhattan내가 보고 온 뉴욕, 맨하탄의 원근 camera : Olympus IZM 300 - 뉴욕에 도착해서 가장 충격적이면서 동시에 내 마음을 편안하게 했던 것은, 이 도시가 거의 완벽한 수직 구조를 띄고있다는 점이었다.어디로 고개를 돌리나 편안하게 쭉 뻗은, 원근법의 도시.한편으로는 골목이 없어 길을 잃고 우연히 맘에 드는 가게를 찾는다거나 하는 세렌디피티가 없는 도시. 목적지로 가기 위해 다양한 길을 선택할 수 있긴 하지만, 걷다보면 왠지 모르게 맨날 걷던 길로만 걷게된다. 컬럼비아 대학에서 바라본 맨하탄의 직선도로컬럼비아 대학 위쪽부터 시작되는 할렘 부터는, 다운타운 쪽에서는 볼 수 없었던 언덕들이.. -
The Vertical City : Brooklyn
The Vertical City : Brooklyn
2019.11.23The Vertical City : NYC 191101-191110 From Brooklyn camera : Olympus IZM 300 내가 보고온 뉴욕 도시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박살난 도시의 한켠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벤치에 한참 앉아있었다 걷다가 다리아파서 우연히 들어갔던 카페 Partners coffee 아르바이트생이 정말 섹시했던 기억이 난다 건물들이 제멋대로 생겨서 재밌게 돌아다녔다 - 다음에 뉴욕가면 브루클린에서만 일주일정도 지내고 싶다. 끝없이 늘어져있는 양품점, 맨하탄 전경을 볼 수 있는 고즈넉한 공원이 여기저기서 발견되는 것, 자전거 스케이트보드 산책하는 강아지 등등 나도 브루클린 처음인테 나한테 길을 물어보던 사람들에게 감사인사를 올린다. 덕분에 모든 .. -
찬바람부는 사랑하는 시월
찬바람부는 사랑하는 시월
2019.11.04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어렸을 때 살던 아파트 현관이 생각난다. 엄마가 퇴근하면서 몰고 들어오던 겨울냄새. 찬바람을 몸에 가득 안고 따뜻한 집으로 돌아온 사람에게서 나는 냄새. 붕어빵을 썩 좋아하지도 않지만 괜히 하나 사먹고 싶어지는 기분.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시월 달에는 항상 좋은 일들이 많았다. 재작년에는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을 불러서 내가 태어난지 팔천일 되는 날을 기념했다. 반만 켜진 조명과 친구가 만들어줬던 노래, 밤 늦게까지 시덥잖은 농담과 웃음으로 채워진 홍대의 에어비앤비, 체크아웃 시간 쯤에 엉거주춤 잠에서 깨 반쯤은 잠든 상태로 집에 가는 버스 안. 작년 시월에는 분홍색 베네치아 속을 매일같이 걸어다녔다. 꽤 오래 키웠던 바질과 한가한 메스트레의 주택가, 노을을 보기 위해 해가 지기 전에.. -
연세 글로벌 차이나 | 청두(成都 성도) 여행 여덟째날 일기, 무후사, 진리거리
연세 글로벌 차이나 | 청두(成都 성도) 여행 여덟째날 일기, 무후사, 진리거리
2019.10.17청두 여덟째날 일기7월 12일 금요일 늘 그랬듯이 아침에 중국어 수업을 들었고, 오후에는 무후사, 진리거리에 다녀왔다. 캠퍼스 안에 있는 카페에서 밀크티를 사고 즐거워하는 모습이다.음료가 대체로 10위안 안쪽인데다가, 음료 기본 크기가 한국의 그란데사이즈 정도 된다. 맛있는 음료를 아주 많이 마실 수 있는 중국 사랑해 캠퍼스 곳곳에 있는 낡은 풍경이런게 좋더라고요 길거리 어디에나 공유자전거가 엄청나게 많다.이걸 사용하려면 위챗페이가 필수적인데, 일개 관광객 신분으로는 위챗페이를 개설할 수 없다. 고로 공식적으로는 해당 자전거를 일절 이용할 수 없다. 하지만 매의 눈으로 자전거 뒷바퀴를 유심히 쳐다보면서 다니면, 자물쇠가 고장나 있는 자전거를 한두개 발견할 수 있다. 위챗페이로 큐알코드를 찍으면 뒷바퀴에 .. -
연세 글로벌 차이나 | 청두(成都 성도) 여행 일곱째날 일기
연세 글로벌 차이나 | 청두(成都 성도) 여행 일곱째날 일기
2019.10.13청두 일곱째날 일기7월 11일 목요일 이날은 도강언에(都江堰두장옌)에 다녀왔다!두장옌은, 네이버 검색결과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四川省] 청두시[成都市]에 있는 고대 수리시설" 이라고 한다. 한 길로 흐르던 큰 강을 두갈래로 흐르게 해서 어쩌구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한다. (잘 모름) 자유여행이 아니라 학교 프로그램으로 다녀온 거여서, 이동 방법이나 그런 건 이 콘텐츠에서 다루지 않는다. 학교에서 보내준 관광버스를 타고 다녀왔기 때문. 주차장에서 내리면, 두장옌 입구로 가기까지 예스러운 관광 거리를 걷게된다. 각종 기념품을 팔고, 웬 바다거북이 두 마리 들어있는 작은 수족관도 있었다. (해물음식점이었다)가이드님이 걸음이 너무 빠르셔서 아쉽게도 이 거리는 구경을 못했다. 내사랑 빵가방 전문점도 있.. -
생계형 콘텐츠 제작자로서의 삶에 대하여 : 나도 유튜브나 해볼까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생계형 콘텐츠 제작자로서의 삶에 대하여 : 나도 유튜브나 해볼까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2019.10.08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생계형 콘텐츠 제작자'라는 것은 '취미로 하는 건 아닌 제작자'로 정의했음을 밝힌다. 나같은 경우, 유튜브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고 이걸 썩 취미로써 즐기고 있진 않다. 언젠가는 발생할지도 모를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콘텐츠 제작을 (나름대로) 쉬지 않는 이유 중 80퍼센트 이상이기 때문이다. 물론 내 콘텐츠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이, 퍼센트로 나타내기는 어렵지만, 이 일을 그만두지 않게 많드는 추동력이다. 블로그만 해도 내가 쓰고싶은 글을 쓰지 않는다. 쉽게 읽힐만한 가볍고 재밌는 글을 쓰지. 블로그에 올리는 여행 후기나 각종 일상 후기들은 예상 독자가 검색으로 유입된 불특정 다수이기 때문에, 상위노출에서 밀리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대중적인 키워드 위주로 글을 쓴다.. -
연세 글로벌 차이나 | 청두(成都 성도) 여행 여섯째날 일기
연세 글로벌 차이나 | 청두(成都 성도) 여행 여섯째날 일기
2019.09.23청두 여섯째날 일기7월 10일 수요일 이날은 특별한 일정 없이, 중국어 수업 듣고 발표준비를 했다. 특별한 일정은 없었지만 특별히 맛있는 걸 많이 먹었던 날. 후후 여섯째날부터는 그날그날 일기를 안 써뒀기 때문에, ㄱ이제부터는 텍스트 보다 사진 위주로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여기는 기숙사 바로 근처에 있는 한 카페중국에는 정말이지 다양한 음료가 있어서, 꼭 커피가 아니어도 맛있는 음료를 많이 먹을 수 있다그것도 10위안도 안되는 (1700원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에 !! 요고는 홍탕츠바라는 음식인데, (한자는 아래 사진 참고)떡과 한과의 중간 식감쯤 되는 저 인절미처럼 생긴 녀석을아래 간장처럼 보이는 흑설탕에 흠뻑 적신 다음옆에 있는 콩고물에 찍어먹는 간식이다.진짜진짜 맛있어서 밥먹을 때 이거 나오면 뚝딱.. -
연세 글로벌 차이나 | 청두(成都 성도) 여행 다섯째날 일기
연세 글로벌 차이나 | 청두(成都 성도) 여행 다섯째날 일기
2019.08.31청두 5일차 일기 / 7월 9일 화요일 오늘 하루 일과 : 아침밥, 수업, 엄청나게 맛있는 점심, 이상한 공연 연습(저기요?), 엄청 맛있는 저녁, 시원한 샤워, 엄청 신나는 맥주타임. 오늘 날씨 : 아침- 아 선크림 바르고 나올걸, 양산 왜 안들고 나왔지 점심- 비가 미친듯이 왔다 저녁- 비가 계속계속 왔다 어디 관광지에 간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단히 특별한 일은 없었던 하루다. 대신 오늘 하루종일 엄청 맛있는 거만 먹고 돌아다녔다.날씨가 기상천외했던 것은... 이곳 중국에서는 '특별한' 일에 포함시키면 안될 것 같다. 캠퍼스에서 마주친 들개...로 추정되는 주인없는 개대체 캠퍼스 안에 주인없는 개가 왜 있냐고 ㅋㅋㅋㅋ 점심에는 선생님이 정말정말 맛있다고 추천해주신 春陽小饺 춘양샤오자오(봄볕 작은만두ㅋ.. -
연세 글로벌 차이나 | 청두(成都 성도) 여행 넷째날 일기
연세 글로벌 차이나 | 청두(成都 성도) 여행 넷째날 일기
2019.08.30청두 4일차 일기7월 8일 월요일 BGM / To The Bone - Bombay Bicycle Club 아주 작은 볼륨으로 붕 뜬 기분의 여름. 이런 기분과 느낌을 붕 떴다고 생각하기 싫을 만큼 나는 이 기분이 좋다. 정해진 일정이 있고, 하루하루가 새롭고, 내일 마실 새로운 음료수의 맛이 궁금하고, 내일 하루가 그리고 15일의 내가 궁금한 그런 여름이다. 전등만 하나 켜진 숙소 침대에 누워서 일기를 쓰면서. 오늘은 아침부터 바빴다. 아침 7시 10분에 모여서 버스를 타고 한중창업지원센터에 갔다. 그곳에서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떻게 일하는지 얘기를 듣고 궁금한 것들을 묻고 답했다. 그러고는 영사관에 가서 청두 소개를 듣고 사진을 찍고 같이 한식당에 가서 오랜만에 담백한 음식을 먹었다. (삼겹살 .. -
연세 글로벌 차이나 | 청두(成都 성도) 여행 셋째날 일기
연세 글로벌 차이나 | 청두(成都 성도) 여행 셋째날 일기
2019.08.297월 7일 일요일 청두 여행 셋째날 일기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빗소리가 추적추적 들리는 새벽 12시 30분. 청두에서의 기억은, 좋은 기억 90퍼센트, 나쁜 기억 10퍼센트라는 아주 현실적인 여행 기분 구성이어서 그런지, 아주 좋은 여행이자 아주 좋은 주거지(?)로 기억될 것 같다. 그런 확신이 든다. 좋은 사람들과 적당히 좋은 시간을 보내고, 적당히 좋은 도시에서 적당한 실망을 하고, 더 크게 바랄 것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수업을 듣고 밥을 먹고 동네 구경갔다가 저녁에는 친구들과 맥주 한잔. - 오늘은 타이구리, 춘시루에 다녀왔다. 춘시루역에서 내리면 타이구리도 있고 춘시루도 있는 그런 구조. 타이구리는 정말 잘 꾸며놓은 명품샵 같은 곳이다. 꼭 명품이 아니더라도 양품점이 많아서 구경하는.. -
연세 글로벌 차이나 | 청두(成都 성도) 여행 둘째날 일기
연세 글로벌 차이나 | 청두(成都 성도) 여행 둘째날 일기
2019.08.297월 6일 토요일 청두 여행 첫째날 일기 - 당일 밤에 쓰고 잔 일기를 백업한 것이기 때문에 종결어미가 현재시제입니다. 이날 한 일을 요약하자면 아침엔 아침밥점심엔 점심밥저녁엔 저녁밥그리고 잠잔다 가 되겠다.(이 노래 진짜 갓띵곡인데 모르는 사람 많아서 놀랐다.) women Never E (우리는 네버 배고파) 라는 우리들의 밈이 탄생하기도 했다. 도대체가 배고플 틈을 안준다. 첫째날에는 하늘이 쾌청했는데, 그것은 굉장히 특이한 케이스였고. 청두는 원래 흐림 아니면 비다. '해가 뜨면 개가 짖는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여기는 사범대라서, 중국 최초의 교육자라고 일컬어지는 공자의 statue가 있다. 공자상이 있다. 공자의 상이 있다. 둘다 이상하니까 The statue of Confiusijd.. -
연세 글로벌 차이나 | 청두(成都 성도) 여행 첫째날 일기
연세 글로벌 차이나 | 청두(成都 성도) 여행 첫째날 일기
2019.07.177월 5일 금요일 청두 여행 첫째날 일기- 당일 밤에 쓰고 잔 일기를 백업한 것이기 때문에 종결어미가 현재시제입니다. 7월 4일 밤 비행기를 타고 와서 청도에 도착한 것은 7월 5일 아주 이른 새벽. 아주 오랜만에 타는 비행기이고 비행기가 꽤 많이 흔들렸는데도 예전만큼 무섭지가 않아서 비행기 공포증이 많이 나았구나 생각했다. 우리는 서쪽으로 날았기 때문에 아주 오래 석양을 볼 수 있었다.창가자리는 아니어서 바깥을 제대로 볼 수는 없었지만, 끄트머리로 보는 하늘 색이 드림팝 따위를 추구하는 밴드의 앨범커버같았다.창가자리에 앉았던 친구의 증언에 따르면, 해가 지고 나서는 별이 정말로 쏟아질듯 많이 보였다고 했다. 나는 내가 유일하게 달성하지 못한, 그리고 근처에도 가지 못한 꿈이 '쏟아질 듯 많은 별을 보기.. -
금양체질 식단에 대한 깊은 빡침
금양체질 식단에 대한 깊은 빡침
2019.06.17금양체질 식단에 대한 깊은 빡침 내가 여름만 되면 심히 수척해지고 골골거려서 엄마가 한의원을 보내줬다. 계절에 따라 컨디션이 와리가리 하는 것은 양약으로는 해결될 것이 아니요 기와 혈의 흐름을 알고 근원을 해결해야될 문제이기 때문이다. 체질의학 하는 걸로 유명한 한의원이라는데, 시험공부며 보고서며 장사며 할 것도 많은데 병원에 성실히도 다녔다. 병원 앞에 능소화가 폈다! 올해 첫 능소화 우리 학교 외솔관 앞에도 능소화 나무가 한그루 있는데, 겨울하고 봄에는 무슨 ‘죽은 나무를 왜 안 치우지’ 싶게 을씨년스럽게 뻐썩 말라있다가도, 날이 슬슬 더워지면 잎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정신을 차려보면 이렇게 잎과 꽃이 한가득 펴있다. 능멸할 능에 하늘 소, 꽃이 하늘을 치켜보고 피기 때문에 하늘을 .. -
5월 동안 있었던 일 중 좋았던 일들
5월 동안 있었던 일 중 좋았던 일들
2019.06.155/11/토요일 이 날은 미세먼지가 꽤 심한 날이었는데, 그딴거 이제 모르겠고 좀 뛰면서 땀을 내야만 하는 날이었다. 한강에 내려가서 한참을 걷고 뛰고 했는데 오랜만에 신은 신발이 불편해서 안해도 될 고생을 하기도 했던 날. 내가 캘리포니아에 살고싶은 이유는 딱 하나 날씨 때문이다. 나는 날씨에 따라 성질머리가 크게 달라지기고, 내가 하려고 마음 먹은 일을 기상상황 때문에 못하게 되면(ex. 자전거 타고 싶은데 미세먼지 폭탄이라 못탐) 기분이 크게 상한다. 날씨나 기상상태가 심도깊게 빡치는 점은 내가 뭐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없다는 거다. 내가 열심히 노력한다고 안좋은 날씨를 좋게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이주를 해야만 하겠고, 365일중 350일동안 날씨.. -
도피문
도피문
2019.05.14 성향이 순식간에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 때가 간혹 있다. 예전같았으면 그저 피하기만 했을 곳으로 주저없이 직진한다거나, 짜증이 치밀어 오를 때 그 ‘짜증’이라는 감정을 객관화해서 짜증을 소강상태로 만든다거나, 생전 관심도 없던 재즈나 클래식을 찾아듣질 않나… 그럼에도 내가 나이게 하는 건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말하자면 ‘나라는 인간의 성미와 취향의 산점도’가 일정한 주기로 변화국면을 맞이하는데, 그렇다면 산점도가 매우 많이 바뀐 1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같은 사람이게 만드는 그것이 뭐냐는 거다. 특히나 요새는 3년 전 일들은 모두 전생처럼 느껴지는데 말이다. 그래서인지 알게모르게 지금의 내가 뭐 대단한 환골탈태를 한 것마냥 생각을 했던 것도 같다. 혹자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인간의 본성이.. -
심도心島
심도心島
2019.05.11생과 사는 종이 한장 차이고 가끔 이 생각이 마음 속에 부유한다. 미친듯이 빠르게 달리는 트럭과, 이 횡단보도에서 자칫 내가… 또 가끔 그 사실이 무서운데, 어쨌거나 인생은 한참 전에 시작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살아야 한다는 것. 본인의 인생에 대한 만족이나 불만족같은 것과는 상관 없이, 생의 파도는 한순간도 멈추지 않는다는 것. 고민의 유무와 경중과는 상관 없이 모든 사람은 때가 되면 밥을 먹어야하고 물을 마셔야 한다는 것. 어떤 날은 배고픔이 마음을 무겁게 누르겠지만 또 다른 날은 배고픔 같은 건 버겁게 느껴질 만큼 다른 돌덩이가 마음을 누를 것이다. 이러나 저러나 우리는 먹고 살아야 한다. 어린 아이들을 보면, 내용도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아홉살 인생이라는 책 생각이 난다. 저 쪼그만 것도 어쩌면 .. -
2019년 4월 17일 신촌 홍대 합정
2019년 4월 17일 신촌 홍대 합정
2019.04.18요며칠 날씨가 계속 좋다. 여기가 정녕 남한이 맞는가 의심스러워 당황스러울 정도로 말이다. 나의 오랜 습성 중 하나는 날씨가 좋으면 어디든 쏘다닌다는 점이다. 베네치아에서는 거의 모든 날이 좋았기 때문인지 거길 생각할 때마다 일종의 향수병 증세가 도진다. 아직도 그 새파란 하늘아래 피아짤레 로마에서 산마르코 광장 가던 길, 산마르코 광장에서 집에 돌아가던 길, 세인트 엘레나 공원에 가는 길 등을 머릿 속으로 복기하곤 한다. 외솔관 뒤편으로 풀냄새 흙냄새를 잔뜩 맡을 수 있는 산책길 같은 데가 있다. 우연히 거길 올라 새소리 바람소리 흙밟히는 소리 등을 듣고 왔다. 부드러운 바람이 불고, 저 너머로 흐릿하게 들리는 도시의 소음, 새소리, 다람쥐가 움직이는 듯한 소리를 들으며 원서를 소리내며 읽었는데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