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람 분당일기 02 :: 3개월간의 집들이
서울 사람 분당일기 02 :: 3개월간의 집들이
노잼시티 정자동에서의 즐거웠던 일들 아카이빙 첫번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많은 이유로 우리 집에 찾아와주었는데, 그 중 집들이라고 못박아 약속한 날들만 모아보았습니다.
이사를 했다고 하니까, 고맙게도 여러 친구들이 흔쾌히 집들이에 와주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불러 모아 놓고 웃고 떠드는 요란법석한 모임을 좋아해서 매번 즐거웠습니다. 먼 곳에서 애써 찾아와준 친구들에게는 특히나 더 고마운 마음입니다.
죽기 직전에 가장 후회되는 게 있다면 뭘까 종종 상상하곤 하는데, 고마운 사람에게 고맙다 미안한 사람에게 미안하다 미워하는 사람한테 미워했었다 사랑하는 사람한테 사랑한다 말을 못하고 넘어가면 참 많이 후회가 될 거 같습니다.
항상 찾아와주고 놀아주고 얘기해주고 얘기 들어주는 친구들 언제나 고맙습니다.
스테이션제로 동기들
얘네들한테는 이제 우리 집 올 때마다 돈을 받아야할 것 같을 정도로 우리 집에서 자주 모이는데, (라고 쿨한 척 말하지만 사실 내가 놀기 편해서 부르는 것이긴 합니다. 이 글을 보진 않겠지만 항상 고마워^^) 아무튼지간에 첫 공식 집들이였습니다.
이때 재택근무 기간이었는데, 각자 집에서 도넛이며 술이며 먹을 걸 잔뜩 사왔습니다. 한 명은 담금주 담그는 취미가 있어서, 직접 담근 꿀주를 가져왔습니다. 저의 담금주의 뮤즈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경주법주도 이날 깠습니다. 친구가 가져온 꿀주도 법주 비슷한 맛이 났습니다.
피자를 먹었습니다.
새벽까지 술먹고 아침에 해장하고 헤어졌습니다.
마셨던 와인이랑 법주 병을 예쁘게 디피해서 예쁜 사진을 찍었습니다.
좋은 친구들
동아리 친구와, 친구의 친구의 모임입니다. 요약하자면 좋은 친구들이라는 뜻이에요.
소중한 친구가 소중한 로즈마리를 집들이 선물로 주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탱커레이 진을 또 선물받았습니다.
여기에는 비하인드가 있는데, 우리끼리만 재밌는 이야기니까 생략하겠습니다.
좋은 향이 나는 향초 선물과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2시간이 지나있는 루미큐브도 선물받았습니다.
진토닉에 로즈마리를 넣어서 먹었습니다.
이 비하인드가 그 비하인드인데 역시나 저만 알고 지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날 눈물나게 맛있는 아구찜을 먹었는데 이상하게도 사진이 남아있지 않아서 슬픕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2시간이 넘게 지나있었습니다.
시간이 빨리 갔던 건 비단 루미큐브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고등학교 동창들
원래 저까지 4명이 모이는데,
이때 코로나로 한창 세상이 흉흉할 때라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한명은 고담시티에 갇혀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한명은 사진을 찍어주느라 사진에 나오지 못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자주 만나는데도 같이 셀카 찍는 일이 없습니다.
귀여운 호랑이 소주잔을 선물받았습니다.
한 친구는 아예 키친타올을 택배로 미리 보내주었습니다.
다음에 이사갈 때까지도 다 못 쓸 거 같아서, 다음 집들이에는 빈손으로 와달라고 했습니다.
떡볶이와 피자를 먹었습니다.
유난히 피자를 많이 시키는 것같아 보이는 이유는, 혼자서는 시킬 수 없는 음식이기도 하고 선뜻 제안을 거절하기 어려운 음식이라 그렇습니다.
(피자먹을래? 라고 했을 때 아니 라고 대답하기 어렵다는 뜻)
잘 살라고 케익도 사먹여주는 따스한 친구들입니다.
대학 동기들
이 놀러왔는데 남아있는 사진이 하나도 없습니다. 유난히 그런 모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정말 오래간만에 만난 친구들인데, 학부 다닐 때와는 또 다르게 제각기 다른 길을 찾아 가고 있어서 재미났습니다.
동아리 친구들
동아리 친구들이 와장창 놀러왔습니다.
와인이며 블루치즈(?)며 크래커 등을 사와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습니다.
친구 중 한명은 찜기를 선물해주었는데,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선물을 주는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족스러운 선물이었습니다.
생필품에 가까운 것 같으면서도 썩 그런 건 아니라서 내 돈 주고 살 생각은 없었는데 누가 준다고 하니 요긴하게 잘 쓰는 그런...
흑석동 취리히 클럽
베네치아 교환학생 때 만난 친구들입니다. 셋 다 흑석동에 연이 깊고, 처음 만난 곳이 취리히라서 흑석동 취리히 클럽입니다.
이 친구들이 오고 난 뒤로 저희 집 인테리어에 큰 변화가 생겼는데요,
나중에 랜선 집들이 비스끄무리한 글 쓰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센스 넘친다'는 표현이 정말 센스 넘치지 않다고는 생각하지만, 참 센스 넘치는 친구들입니다. (표현력을 좀 더 늘려야겠습니다.)
이전까지는 당장에라도 야반도주할 사람처럼 살고 있었는데, 사소한 인테리어 변화를 주어 사람냄새 나는 집으로 바꿔주었습니다.
이날은 임여사 김치찜를 시켜먹었습니다. 정자동에 사는 모든 분들은 이 곳에서 김치찜을 꼭 시켜먹으세요. 저는 이거 시켜먹으려고 종종 사람들 초대하곤 합니다.
그냥 예뻐서 넣어보았습니다.
로즈마리 티와 귀여운 파스타를 선물받았습니다.
입사 동기들
19년 7월에 서머인턴 같이 하고, 같은 직군으로 입사한 친구들입니다.
이 날은 재택근무가 공식적으로 끝나는 주 금요일이어서 재택 장례식을 치르자고 모였고 또 추도문까지 읽었는데, 재택근무가 연장되었습니다.
잔치 날에는 역시 임여사 김치찜
이렇게 이겼습니다.
텔레스트레이션을 했습니다.
그 짧은 시간에 세계지도를 이렇게 잘 그릴 일인가 싶습니다.
직접 구운 쿠키를 가져다 준 친구도 있었습니다.
연수팀 동기들
집들이와는 무관한 사진이지만 동일한 날 찍힌 멋진 사진이기에 공유합니다.
연수팀 동기들이 저까지 10명 모였습니다.
원룸이긴 하지만 평수가 작지는 않아서 10명도 거뜬하려나 했는데, 10명까지는 좀 무리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모쪼록 기획자, 개발자, 인사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이런저런 회사 얘기를 했습니다.
이 연수팀 내에서 제가 알아주는 광대이기 때문에 굳이 솜사탕 쑈도 보여드렸습니다.
동아리 선배들
멋진 패턴의 옷을 입지 않으면 안되는 모임에 혼자 드레스코드를 공지받지 못한 사람과도 같은 모습입니다.
아주 오랜만에 보는 동아리 선배들과, 한 명의 처음 뵙는 분으로 이루어진 재미난 모임이었습니다.
6월 중순 즈음이어서, 집들이라고 부를 수 있는 마지막 모임이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냥 마음에 들어서 올려봤습니다.
굴소스 파스타와 찜닭을 요리해먹었습니다.
새벽까지 놀 것처럼 해놓고, 직장인 모임이 그렇듯 1시쯤 되니까 다들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방 한구석을 차지하고 자연스레 잠들었습니다.
조금은 슬프지만 어쨌거나 웃기게도, 자고 일어난 다음 날 토요일이었는데, 모두 8시 즈음 되니까 주섬주섬 일어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마라탕집 오픈 시간까지 미적미적 뒹굴거리면서 기다렸습니다.
-
그 어떤 집들이와도 관계없는 사진이지만, 그냥 예뻐서 넣었습니다.
내일의 내가 오늘의 나보다 아주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이 마음을 까먹지 말아야겠습니다.
'취미 > 퍼블릭 일기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사람 분당일기 (4) 사실은 아직도 적응이 안되는 분당 시티 (0) | 2020.10.01 |
---|---|
서울사람 분당일기 (3) 그냥 소회 (0) | 2020.09.21 |
서울 사람 분당일기 01 :: 노잼이지만 좋은 집입니다 (0) | 2020.06.15 |
드림캐쳐가 제발 일좀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0) | 2020.02.12 |
20200130 02:11 (0) | 2020.01.30 |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서울사람 분당일기 (4) 사실은 아직도 적응이 안되는 분당 시티
서울사람 분당일기 (4) 사실은 아직도 적응이 안되는 분당 시티
2020.10.01 -
서울사람 분당일기 (3) 그냥 소회
서울사람 분당일기 (3) 그냥 소회
2020.09.21 -
서울 사람 분당일기 01 :: 노잼이지만 좋은 집입니다
서울 사람 분당일기 01 :: 노잼이지만 좋은 집입니다
2020.06.15 -
드림캐쳐가 제발 일좀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드림캐쳐가 제발 일좀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2020.02.12